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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을 주로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쥐가 몸집이 자신의 절반에 달하는 철새를 잡아먹는다는 증거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박쥐가 때때로 조류를 포식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껏 이를 증명하는 근거가 없었는데 박쥐에게 초경량 센서를 달아 이를 밝혀낸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9일(현지시각) 로라 스티드숄트 덴마크 오르후스대 생물학과 조교수 등 국제연구진이 유럽에 서식하는 큰멧박쥐가 반향정위(초음파를 내쏘고 반사파를 통해 위치 등을 금융시장규모 파악하는 것)를 이용해 유럽울새를 사냥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논문 교신저자인 카를로스 이바녜스 스페인 도냐나 생물학연구소 박사는 25년 전, 박쥐 배설물에서 깃털을 발견한 뒤 가을(동면 전)과 봄(임신 시기)에 새가 박쥐의 주요 먹이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대출상담신청 매년 수십억 마리의 철새가 야간에 장거리로 이동하는데, 이들의 비행경로는 박쥐의 사냥 영역과 겹치기 때문이다. 그는 박쥐의 배설물에서 깃털과 조류 디엔에이(DNA)를 검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다른 과학자들은 이런 주장에 회의적이었다. 박쥐는 주로 곤충이나 개구리 같은 소형 동물을 먹는데다, 자기 몸집 절반만한 새를 사냥한다는 직접적 증거가 관찰된 바 울산학자금대출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바녜스 박사와 동료들은 증거를 찾기 위해 감시 카메라, 군용 레이더, 열기구에 부착한 초음파 녹음기 등으로 박쥐의 생태를 추적해왔다. 그러다 지난 2023년 봄,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도냐나 국립공원에서 박쥐 14마리에게 반향정위 음을 포함한 오디오·비행고도·가속도를 기록할 수 있는 초소형 센서를 부착했고, 박 담보채무 쥐의 무시무시한 사냥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게 됐다.
연구진은 센서를 통해 박쥐가 녹음 기간 총 611건의 먹이를 공격한 것을 발견했다. 그 가운데 609건은 윙윙거림이 적고, 추격 시간이 10초 미만으로 짧고, 저고도에서 비행하는 특징을 보였다. 사냥 성공 뒤 포식 시간은 11초 정도로 짧았다. 연구진은 이를 일반적인 곤충 포식 상황으로 무상담300대출 해석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공격과 달리 두 건은 날개를 더 빠르게 퍼덕이고, 3배 이상 강한 상승 비행과 수직 낙하, 곤충 사냥 때보다 25배 이상 많은 윙윙거림, 더 긴 포식 시간이 기록됐다. 양상이 다른 비행 두 건 중 한 건에서는 박쥐가 실제로 먹이 사냥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박쥐의 먹이활동을 기록하기 위해 오디오·비행고도·가속도를 기록할 수 있는 초소형 센서를 부착했다. 엘레나 테나 제공


이 박쥐는 먹이를 사냥할 때 약 1.2㎞ 상공으로 상승한 뒤 먹잇감을 포착했다. 스티드숄트 교수는 “박쥐는 스텔스 모드로 비행 중이었을 것”이라며 “밤이라 새는 박쥐가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없고, 반향정위 음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쥐가 근접했을 때 이를 감지한 새가 하강 나선 비행을 시작하자, 박쥐도 1㎞ 이상 새를 뒤쫓으며 추격전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센서에 약 21회의 ‘비명’이 녹음됐다.
연구진은 이 비명을 통해 먹잇감이 유럽울새임을 식별했다. 박쥐와 새가 지면에 거의 다다랐을 때, 마지막 울음소리와 함께 새 소리가 사라졌고 이후에는 박쥐가 23분 동안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먹잇감을 씹는 소리가 이어졌다. 큰멧박쥐의 몸무게가 50g 정도인데, 유럽울새 성체 몸무게는 16~22g에 달한다. 자기 몸집의 절반에 달하는 먹잇감을 공중에서 비행하며 포식한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이나녜스 박사가 이전에 큰멧박쥐 서식지 근처에서 수집한 표본을 분석했는데, 표본에는 박쥐의 이빨 자국이 남은 새 날개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박쥐가 사냥 후 새의 날개를 물어뜯어 공기 저항을 줄인 흔적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런 뒤 뒷다리 사이의 막을 주머니처럼 늘려 비행 중 새의 몸통을 먹었을 것이란 추정이다.
스티드숄트 교수는 “인간의 시선으로 보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지만 큰멧박쥐는 매우 희귀한 종이고, 남유럽에서는 가뭄과 산불로 개체 수가 줄고 있어 박쥐가 먹이를 잘 섭취하길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