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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한국기자협회 로고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때”라며 “어둠과 절망 속에서 연결의 미덕을 발휘한 시민들에게 보다 용기를 줘야 하고, 민주주의의 적을 자임하는 세력들이 펼치는 '광란의 칼춤'을 막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종현 회장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을 선포한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사태 집담보대출서류 야기 이후 우리는 극도의 불안과 분노의 심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피의자는 폭동을 일으키고도 한 달 가까이 안전한 관저에서 궤변만 일삼았다. 2024년 마지막 날 피의자에 대한 체포·수색 영장이 발부됐다”고 짚었다.
박 회장은 “(정권이) 언론계를 향해서는 독선을 넘어서는 극악스러운 행태를 이어왔다. '심기 경호'를 반복하면서 저축은행 대부업체 '언론 입틀막'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들러리로 활용됐다. 편법적인 '2인 체제 방통위'를 바탕으로 KBS 이사진과 사장을 갈아치우고,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교체를 시도하는 추잡스러운 모험을 감행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비판 언론을 향한 압수수색 반복, 지역언론 등 뉴스생태계 위기 방관 회사내규에 따름 등도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참사를 언급하며 “유족들의 심정을 헤아리기도 버거운 상황이지만,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태면서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시민과 함께 연대해 용기를 내야 한다”고 기자협회 회원들을 향해 당부했다. 방송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정상화, 지역 언론 위기 극복, 인 ibk기업은행 인터넷뱅킹 공지능(AI) 시대 저작권과 윤리 등 언론계가 당면한 현안도 짚었다.
▲박종현 신임 한국기자협회장. ⓒ한국기자협회
아래는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의 2025년 신년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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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을사년 새해 인사드립니다. 한국기자협회 회장 박종현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되면 희망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신년엔 참담함과 우려의 마음이 더 짙습니다. 혼란과 어둠이 덮쳤던 2024년 갑진년의 불행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3일 계엄을 선포한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사태 야기 이후 우리는 극도의 불안과 분노의 심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의자는 폭동을 일으키고도 한 달 가까이 안전한 관저에서 궤변만 일삼았습니다. 2024년 마지막 날 피의자에 대한 체포·수색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내란사태 외에도 갑진년 한 해 혼란과 분노를 불러일으킨 피의자, 그를 둘러싼 세력에 우리는 환멸을 느낍니다. 피의자와 그의 추종자들은 맥락도 없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각종 선거 공천 개입, 아내에게만 충성한 독선의 행각을 펼쳐왔습니다.
언론계를 향해서는 독선을 넘어서는 극악스러운 행태를 이어왔습니다. '심기 경호'를 반복하면서 '언론 입틀막'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들러리로 활용됐습니다. 편법적인 '2인 체제 방통위'를 바탕으로 KBS 이사진과 사장을 갈아치우고,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교체를 시도하는 추잡스러운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두둔하고, 비판 언론을 향해서는 압수수색을 천연덕스럽게 반복했습니다. 정파성을 노골화하다 보니, 변화하는 생태계를 준비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었습니다. 지역언론 등 뉴스생태계의 위기에도 수수방관했습니다. 참으로 대책없는 정부였습니다.
자랑스럽게도 기자협회 회원들은 위기의 순간에, 특히 내란사태에 충실하게 역할했습니다. 어둠의 밤에 삶의 일상을 되돌리기 위해 빛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계엄군 앞에서 카메라를 켰으며, 보좌관과 시민들을 도와 현장 보존에 노력했습니다. 국회의원과 보좌관, 시민들이 여의도를 찾은 것처럼, 기자협회 회원들은 현장에서 상황을 전하며 위기의 국가를 구해냈습니다.
그럼에도 집단 공포감과 우울증이 한반도 상공을 덮고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때입니다. 어둠과 절망 속에서 연결의 미덕을 발휘한 시민들에게 보다 용기를 줘야 하고, 민주주의의 적을 자임하는 세력들이 펼치는 '광란의 칼춤'을 막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선배들의 노력으로 이룩한 성취와 전진을 궤도에 복원시켜야 합니다.
이런 의지를 담아 한국기자협회도 국회의 2차 탄핵 표결이 있던 지난해 12월14일 협회보 호외를 발행했습니다. 20세기 말 외환위기 시절 이후 27년 만에 호외였습니다. 내란사태의 위헌·위법성을 적극 알리고, 시민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세력에 경고하기 위한 취지였습니다. 기자협회는 회원들의 연대를 바탕으로 언론단체들과 함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연말엔 제주항공의 크리스마스 전세기 비극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제주항공의 비극은 1997년 대한항공의 괌 추락 사고 이후 국내 항공사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됩니다. 참혹한 사고에 나라 전체에 슬픈 기운이 가득합니다. 유족들의 심정을 헤아리기도 버거운 상황이지만,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태면서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시민과 함께 연대해 용기를 내야 합니다.
언론계에는 산적한 내부 현안도 많습니다. 방송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정상화도 시급하고, 위기에 처한 지역 언론의 상황 극복에도 노력해야 합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현실적 도래는 저작권과 윤리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기자협회는 더 분발하며 언론의 사회적 공적 기능에 충실하겠습니다. 언론계 현안 해결에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강령에 어긋남 없이 민주주의 발전과 언론자유, 회원 권익 향상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한국기자협회의 힘은 회원들로부터 시작됩니다. 선후배들의 격려는 힘이 되며, 회원들의 협력은 협회의 추진력이 됩니다. 들려주시는 고언은 잠시 쉬면서 뒤돌아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처방전이 됩니다. 여러분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한국기자협회의 밑거름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다소 침체 분위기로 시작되는 새해이지만, 회원 여러분의 지혜와 취재 노력, 보도하는 용기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래를, 희망을 더 많이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을사년 한해 두루두루 평안하시고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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