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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가 피자헛발 차액가맹금 소송 사태 대응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이 피자헛에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이라며 210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한 후, 10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 점주들이 관련 소송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대법원까지 피자헛 점주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차액가맹금에 의존 중인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현실화된 차액가맹금 포스코미소금융재단 사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들이 가맹본부 관계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25일 오후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현실화된 차액가맹금 사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 월세 보증금 사 5명이 참석해 차액가맹금, 필수품목 등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긴급한 법률 현안에 대해 강연했다. 태평양은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피자헛 본사를 대리하고 있다. 최근 협회가 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청구 소송을 심리 중인 상고심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할 때 법률 자문을 하기도 했다. 최근 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만큼 현장에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관계자 울산신용보증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납품하는 상품, 원부재료 등에 추가로 얹는 마진이다. 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받는 건 불법이 아니다. 다만 차액가맹금을 많이 챙기기 위해 마진율을 크게 높이거나, 점주가 차액가맹금 규모를 정확히 알기 어렵게 계약하면 문제가 된다. 이번 피자헛 소송에서 법원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본사 새마을금고 농특세 가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을 명시적으로 적지 않았고, 묵시적 합의도 없었다는 것이 1·2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1심 법원은 피자헛이 75억원을 점주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2심 법원은 210억원으로 배상액을 늘렸다.
2심 판결 이후 유사한 차액가맹금 소송전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번져가고 있다. △BBQ 학자금대출 저축은행 △bhc △굽네치킨 △두찜 △배스킨라빈스 △지코바 △처갓집양념치킨 △파파존스 △푸라닭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굽네치킨 △처갓집양념치킨 등의 점주들이 소송 진행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자헛이 점주들과 협의 없이 부당하게 떼어간 차액가맹금 지급 판결로 경영난에 빠졌다며 회생을 신청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부당이득금(차액가맹금) 반환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피자헛이 3심 대법원 판결에서까지 패소하면 더 많은 업체들이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해외 프랜차이즈와 달리 로열티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 국내 업체들에겐 차액가맹금이 사실상 유일한 수익원에 가깝기 때문이다. 협회는 외식업 가맹본부의 90%가 점주로부터 차액가맹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안준규 태평양 변호사는 "만약 피자헛이 패소할 경우 관련 소송이 잇따라 제기될 것"이라며 "가맹점을 그만 둔 점주들은 밑져야 본전이고, 계속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들도 향후 본사와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변채영 태평양 변호사는 가맹본부에게 점주들과 차액가맹금 관련 묵시적 합의가 있었음을 증명할 사례들을 미리 수집해 둘 것을 조언했다. 가맹계약 체결 전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마진 구조와 마진율 등을 점주에게 설명했다면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할 근거가 충분하다는 것이 변 변호사의 설명이다. 가맹점 대표를 포함한 가맹점들에게 차액가맹금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가맹점주들이 차액가맹금 액수 과다 등을 이유로 물품 공급가 인하 등을 요구한 사정이 있는 경우도 다퉈볼 여지가 있다.
변 변호사는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한 상태라면 리스크가 현저히 낮아지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업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점주들과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내용을 지금부터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 적어도 점주들이 차액가맹금을 알거나, 이에 대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자헛 사례와의 차이점을 부각하는 것도 주요 대응 전략이다. 피자헛은 로열티를 받는 상황에서 가맹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차액가맹금을 징수해 문제가 됐는데, 국내 다수 업체는 로열티 없이 차액가맹금만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송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변 변호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막연한 측면이 있지만 가장 좋은 건 소송이 제기되지 않도록 점주들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규 변호사는 "법률가 입장에서 고등법원 판결 논리가 이해 안 되는 측면이 있다. 법리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소송 판결에 따라 프랜차이즈 산업이 붕괴될 수도 있을 정도로 리스크가 크다. 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