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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영화 '굿뉴스' 스틸컷



일본의 공산주의 극단주의자들이 일본 국내선 민항기를 납치해 평양으로 가려 하는 상황에서 김포공항을 평양으로 속여 착륙시키는 기이한 작전.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 사건인 요도호 납치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블랙코미디물답게 과장이 많지만 사건의 주요 흐름은 물론 '디테일'에도 일치하는 점이 많다.

※ 영화 '굿뉴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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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이 기지 발휘했지만 일본 정부 작전 실패
영화 초반부엔 일본 관료들의 무능한 대응이 블랙코미디의 재료가 되는데, 실제 일본 정부의 초기 대응은 실패했다. 납치 직후 기장이 기지를 발휘해 연료가 부족하다는 거짓말로 후쿠오카 이다즈케 공항에 착륙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납치범들이 폭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듣고선 진압작전을 펴지 황금성오락실
못했다.
영화에는 교과서에서 찢은 듯한 지도를 후쿠오카 공항에서 제공해 조종사들이 황당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수교가 안 된 국가라 어쩔 수 없다 해도 활주로 정보 등이 없는 일반적인 지도만 갖고선 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후쿠오카 공항은 중학생용 학습지도 페이지를 복사한 종이를 제공했다. 조종사들이 먼저 중학생용 지도라도 좋으니5월추천주
북한 지도와 나침반을 달라고 요청해 받게 됐다는 점에선 차이가 있다.



▲영화 '굿뉴스' 예고편 갈무리.



김포공항 위장 장면, 디테일까지 사실

이후 영화의 우량주식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김포공항을 북한 평양의 공항처럼 위장해 착륙시키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이 내용도 사실이다. 1970년 3월31일 당시 김포공항에선 비행기 이착륙을 전면 통제한 상황에서 태극기를 내리고 인공기를 올린다. 공수부대가 북한 인민군 복장을 했고, 여성들을 동원해 북한 환영인파처럼 보이게 했다. 요도호 착륙 이후엔 인공기를 부착한 차량을 황금성검증
주변에 배치했다.
영화에선 납치범들이 미국 국적기가 활주로에 보인 점과 흑인 군인이 보인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표한다. 관제사가 흑인은 '러시아군'이라고 답하자 러시아에 흑인이 있는지 토론을 벌이는 일본 납치범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납치범들은 인민군으로 위장한 이들 중 한 명을 지목해 여기가 평양인지 물었으나 그가 거짓을 말하지 못하면서 위장 작전은 실패로 끝난다.
실제 역사는 어땠을까. 사건 직후인 1970년 4월5일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정래혁 국방부 장관은 “위장책을 써 범인들을 포함한 탑승원 전원을 지사에 내리려 했다”고 밝힌다. 그는 “범인들이 요구하는 김일성 초상화와 북괴기의 준비를 기다렸으나 7시가 넘어도 오질 않았다. 우리 군인들이 괴뢰군 복장까지 했다가 결국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 영화 '굿뉴스' 예고편 갈무리.



당시 납치범의 리더였던 타미야 다카마로가 쓴 '우리사상의 혁명' 책에선 “우리는 책임자에게 여러 질문을 한 후 최종적으로 김일성 수상의 사진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 사람은 가져오겠다며 비행기를 떠난 후에 돌아오지 않았다. 잠시 후 비행기 옆에 있는 군인에게 영어로 물었다. '히어 서울?' 대답이 명쾌했다. '예스'”라며 위장을 간파했다고 썼다. 여기가 평양인지 아닌지 묻는 질문에 위장 군인이 솔직한 답을 하게 된 대목이 영화에 반영된 것이다.

흑인과 관련한 내용은 채희석 당시 관제사가 월간조선 2003년 7월호를 통해 공개한 교신기록 문건에 나온다. 당시 요도호측이 “언덕 위에 흑인들이 보인다. 평양이 맞는가?”라고 묻자 채희석 관제사가 “맞다. 흑인들은 러시아인들”이라고 답한 내용이 있다.
중정부장 지시로 관제했다는 건 당사자 증언
1970년 4월5일 조선일보 기사엔 “정부는 지난 31일 오후 문제의 요도호가 느닷없이 김포공항으로 날아들었을 때 이를 즉각 불법비상착륙으로 규정했다”는 대목이 있다.
한국 정부가 모르는 상황에서 김포공항행이 이뤄졌다는 것인데 영화 속 사실과는 차이가 크다. 그렇다면 왜, 어떻게 김포공항으로 오게 됐는지는 기록이 불분명했다.



▲ 영화 '굿뉴스' 예고편 갈무리.



간극이 메워진 건 2003년 당사자인 채희석 관제사가 입장을 밝히면서다. 영화의 핵심 인물인 홍경 배우가 연기한 서고명 중위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 채희석 관제사다. 채희석 관제사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김계원 중앙정보부장이 전화를 걸어 '각하의 지시'라며 한국을 북한으로 속여 김포공항에 착륙시키라고 명령한다. 이후 채희석 관제사는 북한이 받을 교신을 먼저 가로채는 방식으로 김포공항이 평양인 것처럼 속인다.

사건 후 1년 만에 군을 떠난 관제사
왜 이 작전은 공개되지 않았던 걸까. 채희석 관제사는 당시 미군이 통제하는 관제를 자신이 전담하게 됐고 규정상 40마일만 관제할 수 있지만 최대범위인 200마일까지 채널을 열어 관제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이는 영화에서도 미군이 책임을 떠넘기고 중앙정보부가 꼬리 자르기를 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영화 속 관제사인 서고명 중위는 작전을 성공시켜 영웅이 되는 상상까지 하지만 영화 속 결말은 그렇지 않았다. 작전은 기밀에 부쳐지고 그가 받은 건 포상이 아닌 불이익에 가까웠다.
채희석 관제사는 2021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인터뷰를 통해 “사건 3일 뒤 앞으로는 일절 요도호 사건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려졌다. 그래서 가족들에게도 얘기하지 못했다. 63세가 되던 해에 처음으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채희석 관제사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사건 후 1년2개월이 지난 1971년 6월30일 군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