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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반정부·반부패 시위로 7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네팔이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정국 정상화에 나섰다. 과도정부를 이끄는 수실라 카르키(73) 임시 총리는 Z세대 목소리를 국정 기조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고 내각에 청년들이 신뢰하는 인사를 기용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소요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희생자 처우와 국회 해산 정당성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며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새 총리 “권력 맛보려 온 것 아냐”
15일 네팔 일간 더히말라얀타임스와 데칸헤럴드 등 가중평균차입이자율 에 따르면 카르키 총리는 전날 카트만두 총리실에서 취임 후 첫 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위를 주도한) Z세대 사고방식에 맞춰 일해야 한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패 종식과 좋은 통치, 경제적 평등”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3월 5일 총선 실시를 약속하며 “우리는 권력 농협햇살론대출 을 맛보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6개월 이상 이곳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팔 최초 여성 대법원장 출신인 카르키 총리는 시위를 주도한 청년층의 지지를 업고 지난 13일 임시 총리에 임명됐다.



13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시민들이 경찰과의 충돌로 마이너스통장 사용법 숨진 시위대를 추모하고 있다. 카트만두=AFP 연합뉴스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 그가 첫 번째로 내린 조치는 시위 희생자를 ‘순교자’로 선포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사망자 유족에게 각각 100만 네팔 루피(약 987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장례 비용을 전액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부상자 치료 농협 전세자금대출 역시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내각 인선도 속도를 냈다. 카르키 총리는 라메슈와르 카날 전 재무차관을 재무장관에, 오므프라카시 아리얄 변호사를 내무·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인프라·교통부와 도시 개발부, 에너지부를 총괄하는 자리에는 쿨만 기싱 전 네팔 전력청장을 앉혔다. 의회가 해산된 만큼 장관 지명자 3인은 별도 표결 절차 없이 금융권 취업 15일 업무에 착수했다. 현지 언론은 이들이 ‘청렴한 관료’로 평가받는, Z세대가 선호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9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시위대의 방화로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카트만두=AFP 연합뉴스



갈등의 불씨는 여전
네팔 시위는 지난 5일 정부가 유튜브·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차단하면서 촉발됐다. 오랜 부패와 무능, 빈부 격차에 불만을 품은 Z세대가 대거 가담하며 시위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에 맞서 경찰이 물대포·고무탄을 쏘며 사상자가 급증했고, 격분한 시위대가 대통령실과 총리 관저, 국회의사당 등에 불을 지르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네팔 보건부는 공격을 받은 쇼핑몰과 정부 건물 등에서 추가 시신이 발견되면서 14일 기준 사망자가 최소 72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14일 네팔 카트만두 국회의사당에서 보안요원들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카트만=AFP 연합뉴스


정부가 9일 SNS 금지령을 철회했고 샤르마 올리 전 총리도 같은 날 사임했지만 폭력 사태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Z세대가 온라인 토의로 추대한 카르키 총리가 14일 취임하면서 시위가 소강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는 수도 카트만두와 주변 지역의 통행 금지령도 이날 해제했다.
다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사망자 가족들은 15일 시신 인도를 거부하고 총리 관저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고 인디아닷컴은 전했다. 순교자 지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가 훈장 수여와 ‘국무장관 수준’의 연금 지급을 요구했다. 혼란 속 교도소에서 탈옥한 수감자 1만3,000여 명 가운데 1만 명 이상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해 치안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시위 후유증은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천 채의 건물이 불에 타 수십억 달러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공공기관 건물이 소실돼 정부 운영에 필요한 문서나 물품 등도 당장 구할 수 없는 상태다. 정치적 갈등 역시 수그러들지 않았다. 과도 정부가 내년 3월 총선을 예고했지만, 네팔 주요 정당들은 “의회 해산은 위헌”이라고 반발하며 대법원 상고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