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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난 15년간 영화인과 시민이 함께 합의해온 계획을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뒤집었다고 비판하며, 고전·독립·예술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교육·기록하는 시네마테크 본래의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영화센터 조감


서울영화센터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 대출사유 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민간 후원에 의존하며 운영되던 서울아트시네마가 상영관 임대와 재정난으로 매번 존폐 위기를 겪자, 안정적인 전용관 마련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에 이명세 감독, 박찬욱, 봉준호, 류승완, 최동훈, 이경미 감독 등이 참여한 ‘시네마테크 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해 서울시에 전용관 건립을 공식 요청했다. 이후 2014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전자방식외상매출채권 이 민간 추진위원회 구성을 수용하며 본격적인 건립이 시작됐고, 2018년 국제 설계공모에서 조민석 건축가의 설계안 ‘몽타주(Montage) 4:5’가 최종 당선되며 영화계의 오랜 숙원이 마침내 현실화되는 듯 보였다.
애초 이 계획은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나 뉴욕의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처럼 영화 유산으로서의 고전 영화, 비상업 독립영화 조건 , 예술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고 이를 교육·기록하는 ‘영화 도서관’의 성격을 지향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프랑스 국가와 영화계가 협력해 예술영화의 자율성을 철저히 보장하며 복원·아카이브·교육을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 역시 독립적인 큐레이션으로 세계 영화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시네마테크 건립 역시 현대그린푸드 이러한 모델을 기반으로, 상업영화와는 다른 문화 다양성의 거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 재임 이후 서울시는 이 계획을 크게 수정했다. 명칭은 서울시네마테크에서 서울영화센터로 바뀌었고, 고전·예술영화 중심의 기능은 축소됐다.
민간의 독립적 운영 대신 서울경제진흥원에 위탁 운영을 맡기면서 행정 borrower 중심의 구조로 전환되었으며, 최근에는 상영관 운영업체를 모집하는 입찰 공모까지 진행했다. 특히 입찰 공고에 “상영작을 사전·사후 심의할 수 있다”는 문구가 포함돼, 영화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검열적 조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이명세 감독 등 영화인들이 연대 서명을 통해 “서울영화센터는 본래 계획대로 서울시네마테크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맞서 “상암동에는 이미 영상자료원이 시네마테크 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충무로에 동일한 시설을 짓는 것은 중복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재정 효율성과 대중성을 이유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보다는 시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복합 플랫폼이 더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이 공간을 시민들이 독립·예술·고전영화를 즐기고 신진 영화인을 지원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개관 이후에는 ‘이달의 신인 감독전’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GV(관객과의 대화)와 전시, 교육을 통해 시민과 창작자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영화산업 트렌드와 AI 활용, 촬영 실무 등 전문 교육 과정도 마련하고, 공유 오피스와 회의실을 제공해 영화산업 전반의 생태계 확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영화감독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한국영화음악협회 등 일부 단체도 서울시의 방향에 동조하며 “산업과 대중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영화센터를 둘러싼 논쟁은 한 건물의 개관을 넘어, 지금 한국 영화가 놓여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흥행성과 수익성을 앞세운 투자와 효율화가 힘을 얻는 사이, 고전·독립·예술영화 같은 다양성의 영역은 점점 밀려나고 있다. 영화인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지점을 지키기 위해서다. 효율성과 다양성을 두고 두 입장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