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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을 일컬어 ‘G2’라고 잇달아 부른 뒤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전례 없는 일이다. 파문을 부를 것”이라고 전했고, 미국 외교전문지도 “중국이 오랫동안 갈망하던 것으로 시진핑 주석의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G2 회담은 매우 의미가 잭팟
있었다”고 썼다. 요미우리는 “G2라는 표현에는 향후 세계 질서를 미국과 중국이 주도한다는 의미가 담겼다”며 “그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미·중 관계를 G2라고 표현한 예는 없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경주에서 시 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열기 이전에도 “G2 회담이 곧 개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과의 회담에시황설명회
대해서는 “영구적인 평화와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G2는 미국 경제학자가 2005년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의 경제 및 무역 대국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이 개념이 점점 지정학적 개념으로 발전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미중 간 협력을 모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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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비슷한 개념으로 중국이 내세우는 ‘신형 국제 관계’가 있다가”고 분석했다. 2013년경부터 제시된 것으로, 전후 미국이 주도한 국제 질서에 맞서 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 질서를 형성한다는 의미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을 G2라고 표현한 진의는 불분명하다”며 “동맹국을 동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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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31일에도 미국 정치외교전문매체 더디플로맷은 ‘트럼프와 시진핑이 G2의 유령을 되살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G2’ 발언을 심층 분석했다.
더디플로맷은 “이 발언에는 무거운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다”며 “워싱턴과 베이징이 세계 정세를 이끌어간다는, 한때 양측이 주장했다가 묵살됐던 구상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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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플로맷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유럽의 정책 입안자들이 베이징에 더 큰 책임을 요구하면서 G2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과 베이징을 국제 질서에 대해 일종의 ‘공동 관리자’로 간주한 것이다.
중국은 당시만 해도 조용히 국력을 기른다는 기조하에 G2라는 개념을 무시했다. 자칫 세계의 주목과 미국의 경계심을 부를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덩샤오핑 원칙’은 2012년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바뀌기 시작했고, 중국은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글로벌 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당시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에 관심이 없었고, 미국과 중국을 지칭해야 할 때는 ‘책임 있는 이해 당사자’ 정도로 불렀다고 더디플로맷은 전했다.
더디플로맷은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G2라고 부른 것은 “최소한 중국을 동등한 존재로 인정한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베이징에 기분 좋은 소식”이라며 “중국 지도부가 오랫동안 갈망해 온 것”이라고 했다.
더디플로맷은 이를 “시 주석의 외교적 승리”라며 “워싱턴의 동맹국들에게는 불안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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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