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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가명·34) 씨는 2023년 1월부터 인천 미추홀구에서 남자친구 A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였지만 두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애완동물 '송이'와 함께라면 어느 가족도 부럽지 않았다.
송이는 은정 씨가 아이를 유산한 후 A씨와 함께 데려온 강아지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동거를 한 지 8개월 만에 A씨가 구치소에 수감됐기 때문이다.
A씨의 수감으로 국가장학재단 둘의 사실혼 관계는 파탄됐다. 이에 은정 씨는 2023년 10월부터 11월까지 A씨와 함께 사용하던 물건을 중고 거래하기로 마음먹었다.
은정 씨는 헤어드라이기(45만 원), 침대(120만 원), 행거(40만 원) 등 총 329만8천 원 상당의 물건 14개를 판매했다.
검찰은 은정 씨가 A씨의 재물을 임의로 판매한 것이 생애첫주택자금대출서류 횡령이라고 판단했다.
타인이 직접 보관하고 있지 않은 재산을 빼돌리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는 절도죄가 아닌 횡령죄가 적용된다.
검찰은 특히 은정 씨가 송이(120만 원 상당)를 데려가 반환하지 않은 사실까지 포함해 기소했다.
은정 씨는 남자친구와 동거를 시작하기 직전 지인에게 300만 원을 빌리고 갚지 않 사이버대학 은 사실도 있었는데, 검찰은 해당 사건까지 병합해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은정 씨를 재판에 넘겼다.
해당 사건을 담당한 인천지법 형사7단독(문종철 판사)은 지난 2월 은정 씨가 A씨 물건을 맘대로 팔고, 지인에게 돈을 갚지 않은 행위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송이를 가져간 것은 횡령으로 볼 수 우리은행 적금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문 판사는 "은정 씨가 A씨와 동거하며 공동으로 강아지를 관리해 온 점 등을 보면 강아지는 두 사람의 공동소유로 보인다"며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하더라도 다른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은정 보험설계사급여압류 씨가 강아지 반환을 거부하더라도 이를 횡령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민법상 '물건'에 해당하는 강아지에 대해 은정 씨와 A씨가 서로 2분의 1씩 지분(소수지분권)을 갖고 있다고 봤다.
이어 은정 씨가 송이를 독점한다고 하더라도 '보존 행위'로 볼 수 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1심 법원이 사실·법리를 오해했다며 강아지 횡령 건도 유죄로 선고해달라고 항소했으나, 인천지법 형사항소1-2부(정우영 부장판사)는 1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최기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