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2017년 산불. 연합뉴스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2017년 산불. 연합뉴스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2017년 산불. 연합뉴스


지난 2017년 6월 포르투갈 중부 페드로강그란드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120명이 넘는 사망자를 릴게임뜻 남기며 국가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불길은 도로를 타고 순식간에 마을을 삼켰고, 차 안에서 대피도 하지 못한 채 희생된 사람들이 속출했다.
전국에서 1,700명 넘는 소방 인력이 투입됐지만 강풍과 건조한 날씨에 삽시간에 퍼져가는 화염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이 참사는 포르투갈이 수십 년간 고수해온 ' 릴게임몰 진화 중심' 산불 대응 모델의 한계도 명확히 드러냈다.
정부는 이 사건을 '단순 진화 실패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 전체의 실패'로 규정했다. 극단적 기상조건, 방치된 농지와 고령화된 농촌 구조, 단일 수종(유칼립투스·소나무) 중심의 고위험 식생, 주거지와 산림이 혼재된 WUI 지형, 컨트롤타워 부재로 기관 간 협력이 작동하지 않은 점 등 여 바다이야기5만 러 요소가 한 번에 겹친 복합적 재난이었다.
특히 포르투갈은 유럽에서도 WUI(도시·산림 인접지) 비율이 높은 국가다. 집 뒤편이 곧바로 숲과 맞닿아 있는 지역이 널렸고, 이 구조적 취약성이 작은 불씨를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바꾸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농촌 고령화로 수십 년간 관리되지 못한 토지가 늘어나며 방치 릴게임 된 덤불·잡목들이 사실상 '연료 더미'처럼 쌓여왔다.
# 반복되선 안될 재난
2017년은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포르투갈 사회 전체에 '두 번 다시 반복할 수 없는 국가적 트라우마'로 각인됐다.
정부 조사위원회는 산불 대응 전 단계에서 총체적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예방·준비·대응· 골드몽사이트 복구'의 구조적 붕괴라고 평가하며 특히 기관 간 정보 공유 부재와 단일 지휘체계 부재가 치명적인 원인으로 꼽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야 정치권과 중앙·지방정부 사이에서 드문 합의가 형성됐고, 국가 시스템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구조적 변화가 추진되기 시작했다.
기존 부처들은 각자의 관할에 갇혀 협력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에 따라 어떤 부처에도 종속되지 않는 독립 조정기관을 총리 직속으로 신설하는 방안이 선택됐다.
산불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예방 중심 통합적 접근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2018년 총리 산하에 통합농촌산불관리청(AGIF·Agency for the Integrated Management of Rural Fires)을 신설했고, 2021년에는 통합산불관리시스템(SGIFR·Sistema de Gestao Integrada de Fogos Rurais)을 발표했다. AGIF를 총리 직속으로 둔 것도 "부처 간 조정 실패가 참사의 핵심 원인"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 단어 하나가 바꾼 시각
참사 이후 포르투갈의 첫 조치는 '산불(florestal fire)'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는 일이었다.
정부는 이 용어 대신 '농촌 화재(incendios rurais)'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단어 하나의 변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산불 정책의 경계와 책임 구조를 통째로 흔드는 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이었다.
'산불'이 숲 한가운데 타오르는 불을 연상시킨다면, '농촌 화재'는 마을·농지·목초지·방치된 토지·도시와 맞닿은 외곽지대(WUI)까지 포함하는 훨씬 넓은 개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실제 화재는 숲 내부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생활권 주변에서 발생한다.
AGIF에 따르면 방치된 농지와 고령화된 지역, 축적된 연료(마른 가지·풀), 그리고 마을·산림이 섞여 있는 지형적 조건이 불씨를 더 위험하게 만들었다.
'농촌 화재'라는 개념은 바로 이 구조적 현실을 정책에 반영한 것이다. 이 용어는 산림뿐 아니라 농지, 농촌 마을, 도시 외곽, 방치된 토지까지 모두 위험 관리 대상임을 분명히 한다.
이번 취재에서 AGIF 측은 "개념을 바꾸지 않으면 행정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 책임 주체가 바뀌면 정책도 움직인다
개념이 바뀌자 책임의 범위도 달라졌다. 과거 '산불' 대응 시스템은 사실상 산림청(ICNF)이 중심이 됐지만, '농촌 화재'는 농업부·환경부·내무부·지자체·GNR(국가헌병)까지 여러 부처가 개입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
뿐만 아니라 토지 소유자와 주민 역시 역할을 부여받았고, 스스로를 지킬 법적 의무를 가진다.
AGIF는 "산불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 활동과 토지 이용 변화 속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위험"이라고 조언했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먼저 문제를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불을 산림 문제로 좁히면 정책 개입 범위도 숲에 갇힌다. 반대로 농촌 화재로 보면 국가 전체가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른바 '농촌 화재 패러다임'은 단어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 포르투갈의 위험 인식 자체를 바꾼 결정이었다.
# 예방 중심 시스템, 국가 전략으로 전환
2017년 이후 포르투갈은 이 개념 전환을 기반으로 산불 대응 국가 전략 전체를 '예방 중심'으로 뒤집었다. 불길을 잡아야 하는 순간이 오기 전에, 불이 퍼질 이유를 없애는 데 국가적 역량을 배치한 것이다. 포르투갈 정부는 "예방이 진화보다 비용도 적고, 인명 보존 효과도 높다"는 점을 대전환의 핵심 메시지로 제시했다.
AGIF 역시 출범 직후 "더는 진화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목초지·방치된 농지·도시 외곽 등 실제 위험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연료 관리, 토지 정비, 취약지역 집중 지원 등 사전 개입이 강화됐다. 전국 단위 위험지도 제작, 연료 제거 의무화, 주민 행동전환 프로그램도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특히 AGIF는 국가 기후, 토지 이용, 식생, 농촌 인구 구조, 과거 화재 이력 등을 종합해 전국 위험지도를 새로 그렸다. 그 결과 화재 위험의 상당 부분이 숲이 아니라 마을 주변, 도로·농경지 인접 구간, 방치된 목초지처럼 사람이 사는 공간과 맞닿은 곳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분석을 기반으로 AGIF는 예산·인력·장비 배분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했다. 고령화 농촌이나 방치된 토지가 많은 지역에는 더 많은 보조금과 정비 예산이 배정됐고, 위험지대 정비 실적에 따라 지원 규모를 달리하는 '정책적 긍정차별'도 적용됐다.
백주희 기자 qorwngml0131@iusm.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