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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2025년 5월1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인근에서 선거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동당이 지금까지 발표한 기후 정책은 개인적으로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를 이번 대선의 유일한 선택지로 생각하는 지지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괴롭기도 하다. 아쉽게도 발표된 (민노당의) 공약은 더불어민주당보다 약간 더 녹색, 약간 더 진보적인 색채로 보인다. 큰 차별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구준모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
‘진보 대통령’ 구호를 들고나온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를 향한 애정 어린 질책이 이어졌다. 2025년 5월13일 열린 ‘권영국 후보 초청 한창 주식
기후·녹색 정책토론회’에서였다. 5월11일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뒤 각 후보의 10대 공약이 공개됐는데 권영국 후보의 5순위 공약인 기후위기 관련 공약에 ‘탄소세 도입’ 등이 포함돼 논란이 인 뒤 마련된 자리였다.
14년 만에 다시 쓰게 된 당 이름
‘진보정당의 유일한 후보’가 광장의 다양한 의제를 끌어안으면서 동시에 서울투자방송매드머니
대통령 선거에서 의미 있는 지지를 받아야 하는 도전에 나섰다. 윤석열 탄핵 뒤 열린 조기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중도보수’를 선언하면서 비어버린 ‘진보’ 영역에서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원외 정당인 정의당의 대표였던 권영국 후보뿐이다. 원내 진보정당인 진보당의 김재연 후보는 당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5월9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불출마를 선릴게임횡금성
언했다. 노동당,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과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를 꾸려 대선 후보를 확정한 정의당은 선거 공동대응을 위해 5월5일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바꿨다. 14년 전 사라졌던 당명이 2025년에 부활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일한 진보 후보’에게 거는 광장의 기대가 드러났다. 토론회를 주최한 녹색당의 이상현 대표는 “녹색당모바알바다이야기
은 이번 대선에서 녹색진보정치의 강화를 위해 ‘사회대전환 연대회의’ 후보를 지지하는데 (권 후보의) 공약 발표 후 의견이 아주 뜨겁게 나오고 있다”며 “현시대 기후위기 대응의 아주 첨예한 쟁점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광장에서 나왔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계승하는 자가 누구인지를 대선 후보 티브이(TV)토론회에서 확인남광토건 주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토론이 끝날 즈음 권 후보는 “오늘 지적하신 부분들은 제게도 뼈아프게 다가온다”며 “많은 것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채찍질해주고 질책해주는 것은 얼마든지 수용할 자세가 돼 있는데 그걸 갖고 지지를 철회하냐 마냐로 가버리면 서로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이거 안 되면 지지 안 해’ 이렇게 말씀을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2025년 5월12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민주노총 서울본부를 찾아 본부 소속 노동조합 간부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민주노동당 제공.


6월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에는 권 후보를 포함해 총 7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1번 민주당 이재명, 2번 국민의힘 김문수, 4번 개혁신당 이준석, 5번 민주노동당 권영국, 6번 자유통일당 구주와, 7번 무소속 황교안, 8번 무소속 송진호 후보다. 5월18일·23일·27일 세 차례에 걸친 선관위 초청 TV토론에는 원내 5석 이상이거나 직전 전국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의 후보인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권영국 후보가 참여한다. 정의당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녹색정의당’으로 2.14% 득표에 그쳐 원외 정당이 됐지만,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정당투표에서 4.14%를 기록한 것이 인정돼 TV토론에 나서게 됐다.
제1야당의 ‘유력 후보’가 ‘내란 종식’을 앞세우고 거대 양당 후보 모두가 개발과 성장을 외치는 선거 구도에서 권 후보는 TV토론회를 통해 진보 의제를 최대한 제시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권 후보는 5월1일 출마선언을 통해 “광장의 목소리가 사라진 선거라고 한다. 저 권영국이 진보의 이름으로 광장의 목소리, 그리고 민주주의의 목소리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개발·성장 일색의 공약들, 진보의 길은?
2024년 5월부터 정의당 대표를 맡아온 권 후보는 ‘거리의 변호사’로 불린다. 2002년 제1대 민주노총 법률원장으로 취임했고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파업, 2010년 현대차 시티에스(CTS) 파업 등 수많은 노동자를 변론해왔다. 2018년 김용균씨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섰다. ‘상식이 뒤집힌 세상을 바로 세우자’며 물구나무 시위를 하는 모습도 유명하다.
‘대통령 후보 권영국 사회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에는 다양한 진보 인사들이 참여했다. 경선에 참여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총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김종대·강은미·이은주·장혜영·양경규 등 전 국회의원들도 선대위에 참여했다. 심상정·여영국·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와 김혜경 전 민주노동당 대표, 단병호·현애자 전 민주노동당 의원도 고문으로 합류했다. 민주노총 16개 산별노조 중 8개 노조 현직 위원장들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힘을 보탰다.
후원회에는 산재 사망 노동자 유가족들이 참여했다. 에어컨을 고치다 숨진 청년 노동자 양준혁의 어머니 신우정씨, 고 이한빛 피디(PD) 아버지 이용관씨, 평택항 고 이선호 아버지 이재훈씨, 동국제강 고 이동우 배우자 권금희씨 등이다. 민주당을 탈당한 장하나 전 의원도 공동후원회장을 맡았다.
권 후보는 김재연 진보당 후보 사퇴 뒤 진보정당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을 개탄한다. 그는 5월9일 ‘진보 없는 거대 양당 대결은 대안의 실종일 뿐’이라는 의견문을 내어 “원내 5개 야당이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는데 지난 몇 달 이재명 후보의 ‘중도보수’ 표명과 우클릭은 이 약속의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5월13일 서울 신당동에서 봉제산업 노동자를 만나고 있다. 민주노동당 제공


자신이 ‘진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진보정당’을 지지할까. 한길리서치가 5월11~12일 전국 18살 이상 남녀 1513명을 조사한 결과, 자신이 진보라고 응답한 이는 27.78%(420명)이었는데 그중 88.1%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기타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는 0.2%에 그쳤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에스티아이와 진행해 5월15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투표했던 유권자(90명)의 41.8%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15.4%는 이준석 후보, 9.9%는 김문수 후보를 선택했다. 부동층은 24.6%였다.
“진보 정치가 가장 필요” 월급 60% 후원한 청년도
민주노동당은 후보 등록을 3일 앞둔 5월8일 가까스로 대선 후보 기탁금 3억원을 마련했다. 온라인 등에서 후원을 호소한 뒤 867명의 시민이 참여해 1억5천만원가량을 모금했다. 충북 음성에서 노동인권운동을 하는 박성우(27)씨도 그중 한 명인데, 박씨는 100만원을 후원했다. 한 달 165만원 월급의 60%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취약한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권 후보가 가장 잘 알고 있어 마음이 갔다”며 “또래 친구들과 얘기하면 한국은 끝났다, 도망가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변화시키는 진보 정치가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