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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은 다음 압박 카드가 기업금융에 향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지주사 중점 추진사항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금융권을 대상으로 배드뱅크(정책기관 통합정리기구) 설립, 100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 육성 정책펀드 조성, 내년 금융·보험사 교육세율 인상 등 이른바 '상생'을 내세운 정책들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캐피탈이자싼곳 ▷관련기사 :  이재명표 채무조정, 다시 '빚 탕감'…금융권 동원령 '예고편'(6월20일)·금융사들이 '왜' 교육세를 낼까?(8월5일)
금융권이 땅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이자장사 폭리를 취했다는 게 명분으로 풀이된다. 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총 21조924억원으로 전년 동기(20조8106억원) 대비 대출금 상환 1.4%(2818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은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금융권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수익성과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교육세의 경우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 교육 시장경영진흥원연봉 세 인상으로 우회해 세수를 확보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교육세율이 인상되면 은행별로 1000억원 이상 교육세를 추가로 내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대출금리에 일부 전가해왔던 교육세를 앞으로는 반영하기 어려운 분위기로 변하면서 증권가에선 내년 은행권 이익추정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부 '상생' 압 외환 하나 박…기업대출로?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가 다음 스텝으로 기업대출 완화 정책을 금융권에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야 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산' 기조에 따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국면이다. 내수 경기 부양 필요성과 미국의 중도상환수수료 계산기 상호관세 부과 등 무역환경 대응을 위해 일부 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발맞춰 은행권도 기업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국민은행은 기업대출 성장률 목표를 가계대출(3% 안팎)의 두 배 이상인 6~7%로 제시했고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자산 확충 방침을 밝혔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매월 1조원 규모의 기업대출을 늘릴 계획이며 우리은행은 신성장 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여건은 녹록지 않다. 4대 금융지주가 하반기에도 밸류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가운데 주주환원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끌어올리는 전략과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스타트업 대출 확대는 구조적으로 상충한다.
특히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에는 400%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돼 현실적으로 투자 확대가 쉽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뛰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대출 금리 인하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규제 완화로 '방향 전환' 
미국은 규제 완화를 통해 내수 경기 부양과 은행의 자금공급 확대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 트럼프 행정부는 스트레스 자본 버퍼(SCB)와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규제를 완화하고 국제금융규범인 바젤3 최종안 역시 완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CET1 비율을 낮추는 한편 대출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환원율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관련 과징금 및 제재는 은행 자본비율에 부담으로 작용 전망이며 궁극적으로 정부가 필요로 하는 은행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6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은행산업이 다른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도구와 수단'이라는 사회적 인식하에서 은행의 공공성에 대한 과도한 요구가 이어질 경우 리스크 관리가 왜곡되거나 산업으로서 경쟁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면서 "은행권 사회적 책임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하에서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점차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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