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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태양'이라고 불리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완공이 늦어지면서 한국의 분담금이 2조 9,495억 원으로 늘어났다. 일각에선 투자 대비 실익이 있을지 우려가 나오지만, 정부는 장기적으로 회수 가능한 투자라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중 ITER 이사회가 완공 시점을 2034년으로 연장하며, 각국의 현금 부담금을 포함한 사업비를 50억 유로(약 8조3,160억 원) 이상 늘리는 예산안을 확정한다고 5일 밝혔다. 한국은 전체 사업비 중 9.0 한국장학금대출 9%를 분담해 기존 대비 1조3,063억 원을 추가로 투입하게 된다. 지난해까지 낸 분담금에 이 추가 분담금을 합한 총 분담금은 현금 1조9,657억 원과 장치 제작 비용 9,838억 원으로 구성된다. 추가 분담금은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된 상태다.
ITER은 한국을 비롯한 7개국이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초대형 핵융합에너지 실증 설비다. 2 여권발급신청 010년 건설이 시작됐지만 가동이 미뤄져 실제 에너지 생산은 최소 2039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완공 시점도 출범 초기 2017년에서 2020년, 2025년에서 2034년으로 수차례 밀렸다. 기술 난제와 건설 상황,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등의 영향이라고 ITER 측은 설명해왔다. 정기정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ITER 한국사업단장은 "코로나19 병합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겨 지연이 발생했다"며 "세계 최초로 만드는 장치다 보니 설계 변경이 잦고 추가 시험이 이뤄지면서 사업비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투자 실익을 걱정한다. 사업 기간이 연장되며 투입 비용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형 핵융합로 기술이 부상하며 대형 프로젝트의 필 여유자금굴리기 요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과거 ITER 전문가 자문 그룹(ITPA) 회장을 맡았던 박현거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명예교수는 "장기적으로 많은 돈을 들여 얻을 수 있는 게 뭔가 하는 의아함도 생긴다"면서 "ITER의 4분의 1 크기로도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있어 각국 민간 부문에선 소형 핵융합 프로그램에 돌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핵심 부품 수주로 분담금을 상당수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ITER에 납품할 장치를 제작·공급하면서 정부 재원이 결국 우리 제조업계로 환류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증액된 분담금이 커 보이지만 완공 시점까지 연도별로 나누면 큰 부담이 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래 기술 확보와 국제 수주 기회 확대라는 관점에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정 단장은 "차세대 먹거리가 될 핵융합 기술과 발전소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