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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敵) 포착, 좌(左)로 하강!”
지난 24일 오후 6시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모의 시가전 훈련장에 1.7m 크기의 드론 4대가 떠올랐다. 이곳으로부터 30여 m 떨어진 공터에서 ‘드론 포스(drone force)’ 황순용(71) 단장의 지시에 맞춰 단원 심장섭(71)씨가 8m 높이에 떠 있던 드론을 5m 높이까지 급강하시켰다. 훈련이라 실제로 폭발물이 부착되진 않았지만, 전시 상황에서 자폭 드론이 삼성생명 대출 적을 포착해 사살하는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심씨는 “실제 전투였다면 잠복해 있던 병사가 드론에 의해 순식간에 사살됐을 것”이라고 했다.
시가지전투 훈련장에는 전투복과 방탄모를 착용한 노병(老兵) 15명이 M4A1 카빈 소총을 들고 활보했다. 컨테이너 구석에 쭈그려 앉아 몸을 숨기고 있다가 적진을 향해 총구를 겨눴고, 이동할 땐 포복도 망 dti 계산 설이지 않았다. 머리 위에 드론이 떠오르자 깜짝 놀란 한 ‘시니어 일일병사’는 전우들에게 “엄폐(掩蔽)해!”라고 소리쳤다. 전장을 누비던 임성섭(62)씨는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디 숨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죽었겠구나 싶어 허탈했다”고 했다.
이날 국방부 사단법인 ‘시니어 아미(senior army)’가 처음으로 드론 전투 훈련을 실시했다. 대전국민주택 시니어 아미는 인구 감소로 인한 병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3년 6월 설립됐다. 젊은 시절 한 차례 군 복무를 마쳤고 이제는 예비군에서도 물러난 나이지만, “저출산·고령화로 향후 병력 자원이 부족해진다면 우리라도 발 벗고 전쟁에 나서겠다”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뭉쳤다. 지난해 6월에는 산하에 드론 포스를 조직했다. 이날 드론 포스 단원들은 지난 1년간 갈고 여성취업정보 닦은 드론 조종 실력을 선보이고 약 2시간 동안 일반 회원들과 함께 시가전 훈련을 벌였다.



24일 오후 시니어 아미 소속 '시니어 일일병사'가 컨테이너 박스에 몸을 숨기고 적진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이날 시가전 모의 훈련에서는 드론 4대가 투입됐다./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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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포스 단원들은 “늙은이의 신체적 한계를 드론으로 극복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심씨는 “‘아미(army·육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데 당장 전투에 투입돼 싸울 수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데는 나이 때문에 한계가 있지만, 드론만 있다면 적군의 군사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껴 드론포스에 가입했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조연교(63)씨도 “노인들은 전투 역량이나 첨단 장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드론 포스는 현대전(戰)에서 드론이 정찰·자폭·물류 수송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무기로 떠오르자 과학적 전투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현대전은 ‘드론전’의 양상을 보인다. 특히 21세기 첫 국가 간 전면전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적극 활용되며 무기로서의 기술 발전 속도도 가속화하는 중이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4억달러에서 2030년 356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에도 빠지지 않는 게 드론이다.
드론 포스엔 현재 단원 50명이 소속됐다. 최연소가 59세, 최고령이 71세다. 육군항공장교를 역임하고 2007년에 퇴역한 황순용씨가 단장을 맡았다. 단원 대부분이 드론 포스에 가입하고 나서 처음으로 드론을 다뤄봤다고 한다. 지난 1년간 단원 전원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했다. 일주일에 2~3번 왕복 1시간 20분 거리를 이동해 드론 조종 연습 중이라는 조옥자(59)씨는 “처음 배울 땐 장비를 다루는 것도, 용어도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다”며 “훈련을 할 때마다 과거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시절의 열정과 뿌듯함을 다시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24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일대에서 사단법인 '시니어 아미' 산하 드론 포스 단원들이 드론 비행 훈련을 하고 있다. 시니어 아미는 노인들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병력 자원 부족을 우려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다./박성원 기자


고령화 사회에 ‘시니어 병사’들을 실제로 군사 현장에 투입할 방법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지속되고 있다. 국회사무처 정책연구 용역으로 지난 2월 제출된 ‘전역자 재입대를 통한 군 경계병 도입에 관한 연구’를 보면, 고대유 대진대 교수 등은 군 복무 경험이 있는 5060세대에 경계병 역할을 맡기면 병력 부족 문제를 단기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계약직 또는 아웃소싱 형태로 중장년층을 고용하면 빠른 현장 투입이 가능할 뿐 아니라 고령층의 취업 기회를 확대해 노인 빈곤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승모 시니어 아미 대표는 “노병이 실제 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느냐고 우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오늘 드론을 다루는 모습을 보니 과학적인 전투 역량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했다. 황 단장은 “전시 상황뿐 아니라 산불 진화, 방역 등 일반 재난 상황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훈련 중”이라며 “지금은 손으로 조종기를 조작하지만, 향후에는 실제 전투에서처럼 노트북에 명령어를 입력하면 원격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방법도 있도록 배울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