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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추석 연휴에도 중간중간 출근했다. 앞뒤로 주말이 붙으면 열흘 가까이 되는 기간에 전부 녹음 방송을 낼 수는 없어서 며칠 생방송을 하느라 그랬다. 방송을 장사에 비유한다면, 추석 연휴는 가족 노래 대목이다. 설 연휴와 가족의 달 5월과 마찬가지로 청취자들이 가족 노래를 정말 많이 신청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휴에는 신청곡을 취합하고 선곡하는 김에, 이 칼럼을 위해 가장 많은 신청이 들어오는 곡을 추려보았다.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가족 노래 플레이리스트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양화대교(자이언티)
https://youtu 한국주택 .be/uLUvHUzd4UA?si=sXNdSK_DoMN3pq_C
2014년에 발표된 후 국민가요 수준으로 인기를 얻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아닌 택시 기사 막내아들이 소박한 가정의 추억담과 오늘의 소망을 노래한다. 엄마, 아빠, 누나, 강아지까지 가사에 담아내는데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는 말이 후렴의 전부다. 바람이 소박한 만큼 울림은 더 사회초년생 적금 커진다. 결혼, 취업, 출산, 대출, 주택 구매, 사교육, 대학 입시 등등 대부분 가정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다. 역설적으로 그 모든 문제는 가족의 건강을 전제로 하는 행복한 고민이다. 그러니 예나 지금이나 가족을 위한 최고의 기도는 노랫말처럼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다.
‘양화대교’ 이전에는 이승환의 ‘가족’이 최 에이앤피 다 신청곡이었다. 길이도 훨씬 더 길고, 읊조리듯 잔잔하게 시작했다가 점점 고조되어 후반부에는 합창과 오케스트레이션까지 등장하는 구성도 대곡이라고 부를 만한 수준이다. 김진호의 ‘가족사진’, 박학기의 ‘비타민’ 등도 꾸준히 사랑받는 가족 노래다. 전부 남자 가수의 노래라는 점이 특이하긴 하다.
엄마가 딸에게(양희은)
ht 신용등급 10등급 tps://youtu.be/8rWuQI9ljsY?si=PguJ-zvR-NGEvF4O
엄마를 노래한 곡의 숫자는 가족 전체를 노래한 곡보다 훨씬 더 많다. 왁스의 ‘엄마의 일기’나 라디의 ‘엄마’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바비킴의 ‘마마’도 잊을 만하면 신청이 들어오고, 가장 한국적인 엄마 노래라고 할 수 있는 나훈아의 ‘홍시’는 특히 감이 익 농협 정기적금 는 계절 추석의 단골 신청곡이다.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다는 가사로 유명한 지오디의 ‘어머님께’나 고등어구이 생각에 군침 돌게 만드는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요즘은 양희은의 노래 ‘엄마가 딸에게’가 대세다. 엄마와 딸이 대화하듯 이어지는 구성이 노래와 딱이다. 당시 딸 역할로 노래를 불렀던 초등학생 김규리양은 이제 성인이 되었는데 지금도 ‘양희은의 첫째 딸’이라는 별명을 자랑할 정도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노래의 후일담마저 아름다우니 더 흐뭇해진다.
내가 꼽는 최고의 엄마 노래는 이연실의 ‘찔레꽃’. 간혹 신청하는 분이 계시면 반가운 마음으로 꼭 들려드린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노랫말이 한편의 시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실제 시를 바탕으로 지은 가사이기 때문이다. 무려 1930년에 발표되었던 원래 시는 다음과 같다.
찔레꽃이 하얗게 피었다오/ 언니 일 가는 광산 길에 피었다오/ 찔레꽃 이파리는 맛도 있지/ 배고픈 날 따 먹는 꽃이라오/ 광산에서 돌 깨는 언니 보려고/ 해가 저문 산길에 나왔다가/ 찔레꽃 한잎 두잎 따 먹었다오/ 저녁 굶고 찔레꽃을 따 먹었다오
이 시를 지은 시인은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라는 가사로 유명한 국민 동요 ‘고향의 봄’을 쓴 이원수 시인이다. 친일 행위 논란이 있으니, 이쯤에서 각설한다.
할머니를 위해 노래를 신청하는 청취자들도 간혹 있다. 여행스케치의 ‘할머니와 빨간 스웨터’나 브로콜리 너마저가 부른 ‘할머니’ 등등. 나는 특히 루시드폴의 노래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를 좋아한다. 이토록 도회적인 아티스트가 이런 시골 감성의 노래를 참 잘도 만들었다.
아버지(싸이, 이승기)
https://youtu.be/ktP3TPCgFcM?si=Sb0zMKc5czfFi6ws
아빠 노래도 엄마 노래만큼 많다. 인순이의 ‘아버지’가 슬프면서 서정적이라면, 데프콘의 ‘아버지’는 슬프면서 격정적이다. 어린 딸이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곱씹는 진미령의 ‘내가 난생처음 여자가 되던 날’도 은근히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실향민 아버지를 둔 아들이 부르는 사부곡, 강산에의 ‘라구요’도 있다.
신청 횟수로는 이승기와 싸이가 함께 부른 ‘아버지’가 일등이다. 가사에 묘사된 아버지는 대략 1970~80년대 초고속 성장기에 정신없이 일하며 가족을 건사한 세대로 짐작된다. 물론 지금도 수많은 아버지가 이렇게 살고 있다.
내 눈물 버튼은 위대한 알앤비(R&B) 가수 루서 밴드로스가 부른 ‘아빠와 함께 춤을’(Dance with my father). 가수 본인의 실제 이야기가 투영되어 더욱 절절하게 들린다. 눈물을 겨우 참다가도 1절이 끝날 때쯤엔 어김없이 찔끔 나오는 터라, 선곡도 잘 하지 않는다.
내가 아직 순수한 어린아이였을 때/ 아빠는 나를 높이 들어 올리고/ 엄마와 함께 춤추곤 하셨지/ 그러다 내가 잠이라도 들면/ 아빠는 계단을 올라가 재워주었지/ 다시 아빠와 산책하고/ 아빠와 춤출 수만 있다면/ 나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노래를 부를 거야
https://youtu.be/wmDxJrggie8?si=FO1V6QuOPM0HKCVK
정신 차려보니 나도 아버지가 되어 있다. 나도 아직 어른이 되려면 아직 먼 것 같은데, 아이가 벌써 커서 대학생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나는 좋은 아들이고 좋은 아빠였을까? 에라 모르겠다. 노래나 듣자.
에스비에스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