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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정권 대법관 수를 늘려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로 전락시킨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주의의 꽃이자 마지막 보루인 선거마저 무너졌다. 25일(현지시간) 총선과 지방선거 투표율이 사법부의 부정선거 옹호 판결에 유권자들의 선거 불신이 높아지면서 10%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여당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하던 2004년에 대법관 수를 20명에서 32 파산면책후 명으로 12명 늘리고, 12명 전원을 친정부 인사들로 채워 사법부를 장악했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은 2022년 대법관 수를 다시 20명으로 줄였지만, 친정권 대법관들 위주로 재임명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이날 국회의원 285명, 주지사 24명을 선출하는 총선·지방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이날 정오 무렵까지 수도 카라카 직업 스 등지의 투표소에는 소수의 유권자만이 목격됐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AP통신은 카라카스의 많은 투표소에서 현장을 지키는 군인이 유권자보다 많았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낮은 투표율에 이날 선거 종료 시간을 한 시간 연장했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메가아날리시스는 투표율이 12.5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대 한국저축은행예금금리 선 투표율의 4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현직 마두로 대통령과 야당 대선 주자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맞붙은 지난 대선 투표율은 57.90%였다. 당시 유권자들은 정권심판을 위해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나왔다. 주요 여론조사기관 출구조사에서 우루티아 후보의 승리가 예견됐지만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개표 완료 전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발표했다. 이에 부정 주식합자회사 선거 의혹이 불거졌지만 친마두로 정권 인사로 채워진 대법원은 ‘개표 결과에 문제가 없다’며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승리를 확정했다. 이날 저조한 선거율은 대법원이 부정선거 의혹을 덮자 베네수엘라 유권자들이 투표가 의미가 없다며 포기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혜진·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