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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은 새로운 정국을 맞이하기 위한 출발인 6. 3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는 '오직 정당한 권력만이 국가를 지배할 수 있고 부당한 권력에는 복종하지 않는 것이 시민의 용기다'고 주장한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의 정신과도 통한다.

루소는 절대군주의 지배를 받고 있던 18세기 군주정 시절 공화정의 기초를 세운 <사회계약론>을 써서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프랑스의 왕은 그 과정 속에 처형을 당하고 군주정의 막이 내렸다. 그후 루소의 저서를 바탕으로 프랑스 공화국 헌법의 초안이 작성되며 공화국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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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계약론 정치+철학 총서 1, 장 자크 루소 (지은이),김영욱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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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상태의 위험 요소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동체를 구성한다. 혼자보다 여럿이 모여 사는 것이 생존에 월등히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간은 일반의지라는 하나의 동기를 가지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힘들을 8호선 별내역 사회 계약을 통해 결집시킨다.

이렇게 인간이 개인과 전체를 결합시키며 자신의 삶을 존속하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채택한 방식이 바로 국가인 것이다. 이때 모인 공동의 힘은 각 구성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쓰이는데, 이것은 개인의 힘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력하다.
그래서 이 힘을 집행하는 학자금대출생활비 행정권자가 이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게 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며 오용되거나 남용되기 쉽다. 따라서 국민은 통치자가 자신으로부터 나온 주권을 행사함에 있어 일반의지를 따르고 있는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만약 통치자가 이를 사사롭거나 불의하게 사용할 경우 국가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불상사를 일으키게 된다. 마치 태양신의 아들 피에톤이 태양마차를 타고 달 씽씽론 리다가 지상을 모두 태워버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루소는 <사회계약론> 서두에 대놓고 주인과 통치자 그리고 노예와 시민의 대비를 통해 독재에 대해 명시해둔다. 그가 살았던 시절의 정치체인 군주 국가는 주인이 노예를 다스리는 형태로 왕과 신민의 관계가 형성이 된 것이라 많은 사람들은 이에 둔감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치적 통찰력으로 국가는 사회 계약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통치자는 주권자인 시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으로 국가를 이끌기 때문에 시민을 노예화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친다.
인간이 자유를 양도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본성에 어긋나는 일이며 이런 것을 강요하는 계약이 있어서도 안 되고 만약 그러 계약이 있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유효화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정당한 권력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계약뿐이다. 주권의 행사권은 계약으로부터 나오므로 국가 권력이 일반의지를 반영하지 않고 사용된다면 언제든지 정부의 통치를 거부할 수 있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주권의 행사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권이 국가 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권리이자 국가 의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리이고 이것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주권은 일반의지의 행사이므로 결코 양도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계약을 통해 양도되는 것은 행정권이지 주권이 아니다. 이것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주권자가 결합을 통해 형성해 놓은 힘을 행정관에게 맡긴 일종의 고용관계인 것이다. 행정권을 가진 행정관은 단지 국가와 국민 사이에서 일반의지를 행동으로 옮기는 대리인이지 그 위에 굴림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통차자가 주권을 자신 한 사람의 것으로 사용하면 주권자의 국민은 그의 권한을 공동의 합의를 통해 언제든지 폐기시킬 수 있다. 사회계약은 시민으로부터 나온 권리를 통해 형성된 권력을 모든 국민에게 한층 더 이익이 되도록 되찾는 방식이지 누구를 굴복시키거나 해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루소는 공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독재자의 출현을 철저하게 경계했다. 그는 독재자가 생겨나는 순간 주권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때부터 정치체는 와해된다고 단호하게 밝힌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결합해 하나의 조직체를 이루는 경우 전쟁과 같은 상황으로 이 조직체를 공격하지 않는 이상, 구성원 중 단 한 사람도 해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루소의 입장에서 볼 때 국가는 구성원 중 단 한 사람도 해쳐서는 안 된다. 만약 국가가 한 사람을 망가트릴 수 있게 되면 모두를 망가트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가 한 사람을 해하려 든다면 온 국민이 나서서 그를 보호해야만 한다.
사회 계약 속에서는 어떤 사람도 하늘이 내려준 절대적 권력 같은 것은 가질 수 없고, 만일 지배자가 이익을 독점할 경우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다. 권력은 어떤 경우에든 폭력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되고 오직 법을 통해서 행사되어야 한다.
이렇듯 루소는 사회계약 이론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 권위로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확실히 짚어뒀다. 시민은 자신의 정치적 권리를 분명하게 행사하며 주권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때 주권자는 그 권력을 제한하고 수정하며 이를 기꺼이 환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회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와 같은 논리에 대해 루소는 시민과 노예의 변별을 통해 명확하게 정리해 놓았다. 주인은 노예의 자유를 예속시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데 반해 통치자는 시민의 자유를 보장해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주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
통치자와 시민의 관계는 주인과 노예와 같이 주종관계로 맺어진 것이 아니다. 시민은 노예가 아니기 때문에 한쪽에 대해 절대적인 지배나 다른 한쪽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전제로 체결된 계약은 무효다. 시민으로부터 얻은 권력을 시민을 억압하는 데 사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루소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노예제를 옹호한 것에 대해서도 분석적으로 비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 중에 누구는 주인으로 태어나고 누구는 노예로 태어나므로 본래 인간은 자연적으로 평등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루소는 사람 중 그 어느 누구도 노예가 되기 위해 태어나지 않지만 다만 노예제가 정착되어 있는 사회에서 태어나 평등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즉 인간이 불평등한 것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서가 아니라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태생적으로 정해져 있는 사회에서 태어나서 평등할 수 없는 것이다. 노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제도에 의해 노예로 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결과와 원인을 오해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착각한 나머지 노예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 것이다. 그가 노예제에 익숙한 상태에서 국가관을 형성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이자 잘못이다.
루소는 이렇듯 잘못된 사회 제도에서 불평등이 생겨난 것을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잘못된 공동체의 노력으로 이를 없앨 수 있다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는 사회에서는 자연적 불평등마저도 사회적 평등으로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자연상태에서 생존에 불리할 수 있는 장애인도 건강한 사람들과 같은 권리를 누리도록 배려하는 문화와 제도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인간은 선한 존재이지만 사회로 인해 타락한 존재라고 보고 모든 악이 문명과 사회에서 비롯됐다고 봤지만 비관론에 빠지지 않고 인간이 사회를 통해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인간이 만들어 낸 문제들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사회계약론>은 그의 삶과 별개로 실로 위대한 사상서로 평가 받는 것은 이러한 생각과 노력 때문이다. 루소가 자신의 자식들을 고아원에 버리고 방탕한 생활을 하며 망상증에 사로잡혀 사는 등 여러 인격적 약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정치와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 그의 철학은 그를 훌륭한 사상가로 만들어주었다. 그리하여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는 열다섯 살 때 십자가 대신 루소의 초상화가 들어가 있는 메달을 목에 달고 다녔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역사학자 야포크 부르크하르트(Jacob Christoph Burckhardt, 1818~1897)는 세계사는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읽히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까지 했다. 루소는 인류에게 시민은 노예가 아니라는 계몽적 인식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노예가 된 사람들이 쇠사슬에 매인 채 누리고 있는 평화와 안식을 끊임없이 찬양하며 비참하기 그지 없는 예속을 평화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반기를 들며 이런 노예의 굴욕적인 평화를 따를 바엔 위험한 자유를 선택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군주국가의 신민은 공공의 평화를 찬양하고 민주국가의 시민은 개인의 자유를 찬양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에 선 루소는 주체적 시민의 주권 행사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기독교마저도 굴종과 예속을 설교해 신자들을 노예가 되도록 만들어 버리는 종교라고 비판한다. 그로인해 신성모독죄로 그의 책은 불태워지고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자신의 인생을 고단하게 만들면서 주장했던 사회계약설은 인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사회계약론은 토마스 홉스가 국민이 국가의 지배를 받기로 약속한 것으로 결코 철회될 수 없다는 데서 출발시켜 놓았다. 홉스는 정부의 통치를 거부하는 것은 계약의 위반이라고 봤다. 하지만 루소는 공동의 합의만 있으면 기존의 정부를 폐기하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마무리 해 놓았다.
그리고 그는 어떤 한 사람이 대를 이어 각각의 개인을 노예화하는 것은 정치체로 보지도 않았다. 이는 공공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통치자 한 사람 좋으라고 시민 노릇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한 이유로 국가를 형성시킨 것도 아니다. 이런 면에서 루소는 인류를 노예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준 진정한 해방가이자 혁명가다.
오늘날 사회는 노예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언제든지 스스로 노예로 전락할 수 있다. 누군가 "정치가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난 관심 없어"라고 하는 순간 국가는 통치자가 법 위에 군림하던 시대의 것으로 돌아가 버리게 된다. 루소의 노력이 도로아미타불이 되지 않게 그가 세워 놓은 주권의식을 제대로 행사하는 시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