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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 중인 대중교통 정책이 이용자보다 공급자 중심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타고 싶은' 대중교통으로 인식할 수 있는 도심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는 12일까지 제주신화월드에서 진행되는 제12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에서는 제주도 교통정책 관련 '대중교통으로의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제주 실현' 주제 토론회가 개최됐다.
9일 열린 이번 토론회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국제e모빌리티엑스 아파트119 포가 주최 주관하고 제주 BRT 사업에 양문형 버스를 공급 중인 ㈜우진산전이 후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주제발표를 맡은 조항웅 인트랜 대표와 이창운 전 한국교통연구원장, 양영식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장, 김대환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조직위원장이 참여했다. 사회는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이 맡았다.
또 토론자로는 △황경 예금계산기 수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홍명환 전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 △김형훈 미디어제주 국장 △선명애 (사)제주교통네트워크 이사장이 나섰다. 우진산전 측 관계자도 토론회장을 찾았다.
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김영길 제주도 대중교통과장은 "상당 기간 고민과 자문을 거듭해 지난 5월 9일 양문형 버스를 도입, 섬식정류장을 개통했다"며 "그 누구도 역모기지제도 가지 않은 길을 가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또 의견과 자문을 통해 보완해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통한 지 오래되지 않아 성장통을 겪고 있는데 꾸준히 개선해 도민들이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에 대한 많은 지적과 함께 격려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학자금대출 금리인하  




사진 왼쪽부터 조항웅 인트랜 대표, 이창운 전 한국교통연구원장. ⓒ제주의소리


'양문형 버스와 S-BRT(섬식정거장) 도입을 통한 대중교통 미래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항웅 대표는 환승센터 전세 중계수수료 중요성을 강조했다. 높은 승용차 분담률과 낮은 대중교통 분담률을 고려해 외곽형 환승센터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중앙버스전용차로제 도입 이후 탄소 감소 효과 등을 강조한 조 대표는 "전기버스와 수소버스를 도입하고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및 개선 사업을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연간 10만톤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쉬운 점은 환승이다. 높은 승용차 분담률을 낮추고 대중교통 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BRT, 트램을 중심으로 한 외곽형 환승센터 도입이 필요하다"며 "제주지역 도농 통합도시 기능과 통행 패턴 등을 고려해 외곽지 환승센터를 계획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이모빌리티 시대의 제주교통'을 주제로 발표한 이창운 전 원장은 "대기 시간을 줄이고, 환승 횟수를 줄이고,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 있도록 하는 3가지 요소를 조화롭게 만드는 일이 대중교통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앞선 발표처럼 대중교통 환승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다. 동서부에서 들어오는 차량 유입을 줄이기 위해 거점 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며 "환승 및 대기 시간을 줄이는 건 스마트모빌리티 기술 혁신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황경수 교수는 "대중교통 정책 관련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설명, 설득을 위한 홍보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또 버스회사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예산 집행 과정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로의 중심이 승용차에서 대중교통으로 서서히 옮겨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그리고 도로 공간에서 승용차보다 버스와 보행, 자전거 등의 위계를 세우는 논의도 충분히 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선명애 대표는 "도민들이 BRT과 같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갖는 것 같다. 두 달정도 지났는데 아직 불편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좀 있다"며 "걱정은 과연 도민들이 대중교통을 얼마나 이용하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BRT로 인해 차선 하나가 없어지는 셈인데 자가용 운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 방안을 좀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앞으로 사업을 더 추진할 텐데 도민들이 얼마나 버스를 타고 싶어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는 9일 제주신화월드 영주룸에서 '대중교통으로의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제주 실현' 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김형훈 국장은 "자가용 위주가 아닌 사람 위주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교통을 아무리 외쳐봐야 먹히지 않는다"며 "걷는 재미가 있고 걸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이 확실하게 정해진 상황에서 대중교통을 추진해야 하는데 지금 제주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 도심이 자가용 위주인데 대중교통을 타라고 하면 안 된다. 도청이나 교육청 근처를 훑어보면 다 공무원 차량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면서 다 차를 끌고 온다"며 "대중교통 정책을 이끌기 위해 먼저 나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섬식정류장과 관련해 "불편하다는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자가용 운전자들이다. 갑자기 바뀐 환경에서 적응을 못하니 불편한 것"이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러 가는 시간이 긴데 어떻게 참고 타겠나. 또 즐겁게 걸을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홍명환 전 원장은 "오영훈 도정 들어 인구는 줄어드는데 차량은 늘어나고 있다. 탄소중립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한다고 말했지만, 이게 현실"이라며 "이런 객관적 정보들을 제대로 제공하고 설명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8%가량의 버스 분담률을 어떻게 30~40%로 올릴 수 있을지 전략을 세우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일단 공급자 중심 사고를 바꿔야 한다. 업체나 행정 중심이 아니라 이용자 중심의 계획과 철학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