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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사이의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남부지검이 4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시작하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아크로비스타 앞에 모여 있다.


ⓒ 권우성




"혼내줘야겠다. 바로잡아야겠다. 그리고 기회를 줘야겠 할것같습니다 다. 비장한 마음으로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지지하는 당을) 바꿨다." - 김성익(55, 남성)씨

"양손에 무기를 다 뺏긴 장수(윤석열 지칭 - 기자 주)가 엉뚱한 짓(계엄)을 했다 해서 그걸 내란으로 몰고 가서 죄인 만들고 가혹하게 덤비는지... 그렇게 짓밟아 놔야 다시 자기들에게 덤비지 않으니까 그런 거잖아요 kb저축은행 ." - 최아무개(68, 여성)씨
더욱 강고해진 지지자와 지지를 거둔 유권자. 내란으로 인해 열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 3구의 여론은 이렇듯 다양했다.
21대 대선 사전투표 이튿날인 30일 오전 서초구에서 사전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아무개(70, 남성)씨는 "윤석열이 사람을 화나게 만들어. 하이캐피탈 (지지 정당) 바꿨어. 아주 그냥 질렸어. 그 정당에. 나도 굉장히 보수인데, 바꿨어"라며 열을 냈다. 박동욱(50, 남성)씨도 "국가 경제와 국민 일상을 망친 정당이 이 나라를 다시 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을 여전히 옹호하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송파구에서 15년 유선상으로 거주한 김아무개(60, 남성)씨는 "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눈만 뜨면 거짓말하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라고 주장했다. 일부는 사전투표를 했음에도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투표하기 불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아크로비스타(윤석열 거주)가 속한 서초4동 사전투표소를 햇살론 농협 비롯해 강남 3구의 네 개 사전투표소를 돌며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분위기 달라졌다""윤석열-김건희 부부 정상적이지 않다"










▲  21대 대선 사전투표 이튿날인 30일 오전, 유권자들이 서초4동 사전투표소(서초4동 주민센터)에서 투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 전선정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이들은 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정권의 심판을 강조했다. 서초4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김아무개(57, 남성)씨는 "시대적 흐름이 있지 않냐. 계엄이 컸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차원에서 (이재명 후보를) 뽑았다"고 밝혔다. 박아무개(55, 남성)씨도 "윤상현이 선대위원장 맡고, '윤핵관' 권성동이 아직도 있는 당을 꼭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이영선씨(61, 여성)씨는 "경제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 원칙을 잘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해 소신껏 (이재명 후보를) 찍었다"라고 말했다. 대치1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김아무개(47, 여성)씨는 "법도 최소한의 상식이지만 정치도 그렇다"라며 "똑바른 사람이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송파구에서 20년 이상 거주했다는 이주은(66, 여성)씨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행동이 정말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민은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만난 47세 여성 김아무개씨는 "저는 민주당 지지자인데, 옛날에는 보수적인 분들과 이야기했을 때 '너는 너, 나는 나'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이재명을 왜 지지하는지 궁금해 한다"고 설명했다. 강남구에서 20년을 거주한 이아무개(30, 여성)씨는 "전반적으로 동네가 보수적이기는 하다"면서도 "또래 여자들은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아무개(44, 여성)씨도 "동네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내란 심판에 공감하면서도 선뜻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못하는 시민들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나 "제3의 후보"를 거론하기도 했다. 잠실에 13년간 거주한 신아무개(26, 여성)씨는 "명백한 위헌인 계엄을 기존 정당(국민의힘)이 반성하지 않으니 심판받는 게 맞다"며 "이재명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태에서 대통령까지 되면 삼권분립과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기에 제3의 후보를 뽑았다"고 밝혔다.
계엄을 "지금 시대에 있을 수 없는 너무 무서운 일"이라고 강조한 김아무개(25, 남성)씨도 "1순위는 정책을 봤기에 신연금, 구연금 분리 등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이준석 후보를 뽑았다"고 밝혔다.

"계엄 옹호, 사전투표 못 믿어""그래도 이재명은 좀"










▲  21대 대선 사전투표 이튿날인 30일 오전, 유권자들이 서울 송파구 잠실3동 사전투표소(잠실3동 주민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 정초하




보수세가 강한 강남3구답게 여전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내란이 일어난 원인 자체가 탄핵을 20번 30번 하는 게 잘못된 거예요. 총선에서 이겨서 계속 탄핵한다는데 열이 안 받겠나요. 윤석열이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원인 제공자가 민주당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요." - 김아무개(68, 여성)


대치동에 30년 넘게 거주한 김아무개(69, 남성)씨 역시 "아무리 다수당이라고 입법권을 함부로 휘두른다"며 "윤석열씨의 진심을 믿는다. 그 정도 군대를 동원해서는 계엄이 안 된다. (계엄이) 국민을 깨우치기 위한 메세지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주장했다. "웬만하면 투표를 안 하는데 나라 걱정에 나왔다"면서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를 찾은 박아무개(80, 여성)씨는 "비상계엄이 잘했다는 건 아닌데 야당이 뭐만 하면 탄핵하고 일을 할 수 없게 하니까 계엄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 지지자들 중 일부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이들도 있었다. 최아무개(68, 여성)씨는 "원래는 (6월 3일) 본투표를 하려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사전투표 했다"면서도 "안 그래도 불안해 선관위 직원에게 투표소 보관 방법을 물어보고 오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날 압구정동 사전투표소 앞에서는 한 70대 남성이 "사전투표 용지가 유출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주장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잠실에 30년간 거주한 강현수(80, 남성)씨 역시 "계엄도 신중하지 못했지만 선관위도 잘못이 있다"며 "(부정선거) 오해를 안 받게 했어야 하는데 깨끗하지 못하니 소문이 돈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 지지를 거두지 못하는, 특히 이재명 후보를 향한 강한 불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압구정동에 거주하는 성아무개(29, 여성)씨는 "비상계엄은 많이 당황스러웠다"면서도 "후보도 후보지만 거대 야당과 균형을 이뤄야 해서 김문수 후보를 찍었다"고 밝혔다.

잠실에서 20년 거주한 김중업(52, 남성)씨도 "이재명 후보는 기소된 재판만 5개고 가족이나 욕설 문제 이런 걸 봤을 때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압구정동의 전아무개(55, 여성)씨 역시 "상대편(이재명 후보)의 품성과 도덕적인 면이 ·너무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  21대 대선 사전투표 이튿날인 30일 오전,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의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후보들의 선거 포스터가 걸려 있다.


ⓒ 전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