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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린 건 물고기 아닌 그리움, 씨펄마저 그리운 가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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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일반적으로 수확과 결실의 계절이며, 동시에 쓸쓸함과 고독의 정서가 드러나는 계절이다. 그러나 바다를 배경으로 한 시에서는 이러한 수확의 이미지보다는 그리움의 정서가 더욱 짙게 나타난다. 정양의 '토막말'에서는 가을 바닷가의 한 장면이 시각적으로 그려진다. 모래밭에 쓰인 "정순아보고자파서주껏다씨펄"이라는 문장은 욕설이지만, 사투리 특유의 주식투자따라하기
정감과 간절함이 담겨 욕설 같지 않게 느껴진다.
화자는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라며 그리움의 정서를 표현한다. 크고 두드러진 글씨는 하늘이 읽어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의 표현이며, "시리디시린 통증"으로 드러나는 내면의 고통은 더 이상 볼 수 없는 이의 부재를 나타낸다. 결국 "아무도 없는 가을 바다"에서 화자는 다시 한번 그신천지무료
말을 새겨 읽으며 그리움에 잠긴다.
이대형의 '가을바다'에서는 가을의 평화롭고 여유로운 정경이 묘사된다. "노란 입가", "하얀 거품", "파란 치맛자락" 등의 묘사를 통해 시각적으로 가을을 인식하며, 바다는 "옥빛 하늘"을 닮은 평화로운 장소로 그려진다. 그러나 이 평화는 영원하지 않기에, 화자는 "느리게 걷는 노년의 발걸음처럼" 시간변액연급보험
을 느끼며 가을바다를 더 천천히 음미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화자는 "애틋한 시간"을 담아내고, 가을바다는 곧 추억의 공간이 된다.
이러한 정서는 조선윤의 시에서도 유사하게 드러난다. 한적한 바다에 가을이 내려앉고, 화자는 "파도 너머 그리움"과 "추억"을 불러낸다. 또한 "조금 남은 여름끝"이라는 표현에서 계절의 경계를 인식하며, 가을백경게임
바다가 아쉬움과 그리움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문경기의 '가을바다'에서도 가을바다는 그리움의 바다로 형상화된다. "가을바람 불어오는 한적한 항구"와 "연락선"은 변화하는 계절과 이별을 상징한다. "그리움 건질 그물"이라는 표현은 가을바다가 그리움의 장소임을 드러내며, "애잔한 눈빛"과 "사랑마음"은 연인 간의 이별 정서를 더욱 깊이 있게 묘사한다. 마지막에는 "진한 그리움이 가득 실려와/바다를 검푸르게 물들이고 있네"라는 시적 표현을 통해 그리움의 감정이 시각적 이미지로 구체화된다. 

이처럼 현대시 속 가을바다는 단순한 계절적 배경이 아닌, 보고픔, 애틋함, 이별의 정서를 상징하는 장소로 작용하며, 화자의 내면 심리를 효과적으로 반영한다. 화자들은 가을바다를 통해 사랑, 이별, 회한의 감정을 시적으로 드러내며 내면의 깊은 정서를 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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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생각, 겨울바다에 침몰하다" - 시 속 바다, 자아를 비추는 거울 되다
겨울바다는 여름보다 한적하고 추운 공간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장소로 그려진다. 신경림의 '겨울바다 2 –다시 격포에서'에서는 "물새들이 날개를 접고 엎드려/미친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며, 화자는 그 모습을 보며 "지난 세월의/우리들의 모습도 그러했을까"라고 자문한다. 이는 미친 바람 앞에서 움츠린 물새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하며, 지난 삶을 돌아보는 자아 성찰의 계기를 겨울바다에서 발견하는 장면이다.
이해인의 '겨울바다'는 내면의 상처와 고독을 바다에 침몰시키고 싶은 심정을 보여준다. "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겨울바다 속으로 침몰해버리면/얼마나 좋을까"라는 구절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바다에 던지고 싶은 바람을 나타낸다. 이어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일 때/바다를 본다", "기도가 되지 않는 답답한 때/아무도 이해 못 받은/혼자임을 느낄 때/나는 바다를 본다"는 표현은 바다를 감정의 정화와 치유의 공간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참 아름다운 바다빛/하늘빛/하느님의 빛"을 보며 "사랑이 길게 물 흐르는 바다에/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말하며, 결국 바다를 통해 소통과 사랑을 회복하고자 하는 바람을 드러낸다. 이는 바다가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서 인간 감정을 받아들이고 정화하는 상징적 공간임을 시사한다.
양병우의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에서는 겨울바다에 가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한다.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라며, 자아 성찰의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한다. 또한 "고독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자유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푸른 하늘을 보러 가는 것이다", "갈매기 따라 날고 싶기 때문이다"와 같은 표현은 바다를 통해 내면의 혼란에서 벗어나 자유와 희망을 갈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라고 하여, 겨울바다가 자기 정화의 공간임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이처럼 겨울바다는 전반적으로 조용히 자아를 돌아보고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형상화된다. 나아가 이는 인간의 근원적 고독과 자아에 대한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로 확장된다. 이처럼 바다는 인간에게 다양한 상징성과 의미를 지닌 공간이다.
이상 2회에 걸쳐 바다의 계절별 상징성과 의미를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봄바다는 삶과 죽음의 양면성을, 여름바다는 생명력과 젊음의 열정을, 가을바다는 그리움과 쓸쓸함을, 겨울바다는 자아 성찰의 공간으로 형상화된다. 바다는 단순한 자연 배경이 아니라 인간의 삶의 정서적·철학적 의미를 지닌다. 한편 앞으로 연구를 위해 더 많은 텍스트의 데이터 베이스 작업이 필요하며, 더 정교한 연구를 위해서는 시기별, 시인별 작품 분석도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바다의 계절적 상징성이 시대별, 세대별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더 심층있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나 환경문학의 관점에서 바다의 계절 특징을 더 세분화하여 연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 그런 바다가 기후위기의 징후를 품은 채 우리 앞에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 붕괴가 지속된다면, 시적 상상력의 어장이던 바다는 불안과 위기의 심연으로 침몰할 수 있다. 감각과 정서를 담아내는 시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시대를 직시하는 시선이 바다에 닿아야 할 때이기도 하다. 
참고문헌김기택, '바늘구멍 속의 폭풍', 문학과 지성사, 1994.김남조, '겨울바다', 상아출판사, 1967.김수남 엮음,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한국대표시인 103인의 바다시 모음', 깊은샘, 1992.박재삼, '春香이 마음', 신구문화사, 1962.이기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민음사, 2000.이종형, '꽃보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 삶창,  2017. 한국바다문학회 엮음, '바다를 위한 노래: 2020 한국바다 시선집', 두손컴, 2020.황지우,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민음사, 1985.
논저 및 논문 & 참고사이트김병선 외 3, '한국현대시어빈도사전', 한국문화사, 2007김청우, '해양문학의 정의와 범주 설정에 관한 일고찰', '어문논총'44, 전남대학교 한국어문       학연구소, 2024.권석순, '동해지역문학의 바다사 연구-동해문학을 중심으로', '어문연구' 56집, 어문연구학회,           2008. 남진숙, '해양문학 10년의 연구 성과와 발전을 위한 제언', '도서문화'56,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2020. 남송우, '1920년대 후반 바다시의 또 다른 모습들: 연재 14', '월간현대해양' 10월호, 2024.───, '한국 바다시를 찾아서(1)', '월간현대해양' 2월호, 2023.───, '부산지역 해양시문학의 현황과 과제', '동북아시아문화학회 국제학술대회 발표자료집', 동북아시아문화학회, 2009.박연호, '고전시가와 바다의 표상성 -현대 바다시의 인식론적 원천', '한국문학이론과비평'104집,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 2024. 신 진, '한국 '바다시'와 그 유형', '비평문학' 23호, 한국비평학회, 2006.제주4.3평화재단, https://jeju43peace.or.kr [검색일: 2025. 3.1.]
이 글은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 학술지 '탐라문화'(제78호, 2025. 3.)에 '현대시에 나타난 바다의 계절 상징 및 의미'라는 제목으로 실은 논문을 '제주의 소리'에 싣기 위해 일부 수정, 요약, 정리한 것이다.

남진숙(南鎭淑, Nam jin-sook)




환경생태문학 전공자로, 생태문학과 해양문학을 중심으로 한 문학 연구와 글쓰기 교육에 힘쓰고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 부교수, 글쓰기 PD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학과환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장, (사)한국교수불자연합회 부회장, 불교환경연대 기후행동위원장 등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연구의 주요 관심사는 환경문제를 넘어 동물권, 난민, 해양생태, 세계시민교육, 불교 생태사상 등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융복합적 관점에서 문학과 사회, 교육의 접점을 탐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韓國海洋詩集'의 의의와 시적 특징 연구', '동물리터러시로 본 '목넘이 마을의 개'의 특징', '디스토피아(dystopia)적 상상력과 현실 문제 인식', ''보트피플'을 통해 본 지구촌 난민의 형상화와 문제 인식 고찰', '玆山魚普의 해양생태인문학적 가치와 융합연구 제언', '렌즈에세이(Lens Essay) 글쓰기 특징과 의미', '불교의 사회적 실천: 에코다르마(ecodharma)의 방향성' 등이 있다.
공저로는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 10년 진단과 전망'(민속원, 2021), '대중문화와 교양교육'(역락, 2022), '미래사회를 위한 리터러시 교육의 다각화 모색'((주)박이정출판사, 2023), '디지털시대의 글쓰기'(동국대학교출판부, 202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