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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에 사는 이광준(46)·방민희(41) 부부는 세쌍둥이 아들 한이·산이·도이(2)를 키우고 있다. 이들의 별명은 ‘한산도’. 세 아이의 이름 앞 글자를 따 만든 것이다. 부부에게 세 아이는 ‘축복’ 그 자체다. 이들은 “둘이 있을 때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금이 진짜 가족 같다”며 “피를 나눈 존재들과 살아가는 기쁨이 크다”고 했다.
부부는 2019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11월 결혼식을 올렸다. 아양귀비
내 방씨는 아이 이름에 ‘도’라는 글자를 넣고 싶어했다고 한다. 신혼여행 중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본 한산도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남편 이씨가 “아이들 이름을 ‘한산도’로 짓는 건 어때?”라고 제안했고, 그 말 그대로 이름이 정해졌다.
부부는 2022년 세 차례 시험관 시술 끝에 임신에 성공했다. 처음부터 다둥이를 계획한 건 아니었다.교육관련주
아내 방씨는 “처음엔 아이를 안 낳을 생각이었다”며 “지금 소득으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아이와 함께하는 삶에는 또 다른 기쁨이 있을 것”이라며 아내를 설득했다. 세 쌍둥이라는 소식을 들은 뒤에는 의료진에게 “셋 다 유지하겠다”고 했다. 삼 형제는 2023년 7월 건강하게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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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출산 후 육아휴직을 활용했다. 서울의 한 사단법인에 다니는 방씨는 출산휴가에 이어 현재 육아휴직 중이다. 소규모 맥주 제조 회사 직원인 이씨는 출산 한 달 뒤부터 육아휴직을 사용하다가 이달 1일 복직했다. 부부는 양육을 위해 정부의 아이돌봄서비스도 이용하고 있다. 평일 오후 시간대에는 각각 다른 돌보미가 아이들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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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외모도 성격도 서로 다르다. 첫째 한이는 활발한 성격으로, 깡충깡충 뛰며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 둘째 산이는 어린이집에 가장 잘 적응한 아이다. 정리 정돈도 스스로 하려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정리하자”고 말하면 가장 먼저 달려와 어설프지만 정리하는 흉내를 낸다고 한다. 셋째 도이는 고집이 센 편이지만 책을 유난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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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부부는 “같은 시기에 같은 발달 단계에 있는 아이 셋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특히 셋이 동시에 아플 때는 고통이 배가된다고 했다. 그는 “올해 1월 셋 다 장염에 걸려 하루에 기저귀를 20번 가까이 갈았다”며 “한 아이당 7번 이상씩 설사를 하고 토를 7~8번씩 했다. 약도 잘 안 먹으려 했는데, 먹였다가 분수처럼 뿜어낼 때도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부부는 아이들이 주는 기쁨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방씨는 “정말 힘들다가도 아이가 무심코 하는 행동에 빵 터져 웃게 되고, 남편과도 함께 웃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진짜 함께 시간을 공유한다는 게 뭔지 알게 된 것 같아요. 매일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생기지요. ‘이거 봤어?’ ‘오늘 이런 일 있었어’ 하면서 하루가 꽉 차요.”
이씨는 “진짜 아빠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침에 아이가 웃는 얼굴로 인사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요즘은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가 오후 4시에 다시 데리러 갈 때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셋 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주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며 “아이들이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일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출산을 꺼리는 분위기에 대해 방씨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고, 그다음은 ‘나를 위해 살고 싶다’는 심리가 자리 잡은 것 같다”며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사라지는 것 같고, 희생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아이들에게 시간을 가장 많이 내줘야 하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이해가 된다”면서도 “우리는 그만큼 아이를 통해 얻는 기쁨과 변화가 더 크다고 느꼈기 때문에 낳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아이를 낳기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주변 친구들 대부분은 ‘힘들긴 하지만 아이가 주는 기쁨은 정말 다르다’ ‘힘든 와중에도 그게 바로 행복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한다”며 “‘꼭 아이를 낳아야 하나’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그런 얘기를 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고 했다.
부부는 다둥이 가정을 위한 돌봄 지원 시간이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방씨는 “지금은 어린이집을 다니는 경우 1인당 연 960시간, 하루 4시간 정도의 돌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런데 맞벌이 부모 입장에서 평일 하루 4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아이가 셋이면 부모가 모두 달라붙어도 한 명은 항상 공백이 생긴다”고 했다.
경제적 지원도 더 많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씨는 “요즘 전업으로 아이만 돌보는 집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부모가 일을 하면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방씨는 “아이를 낳을 때만 비용이 드는 게 아니다”라며 “경기도에 사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친구 얘기를 들었는데, 학원이나 방과 후 수업을 최소한만 보내도 한 달에 80만원이 든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출산을 응원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육비는 키우는 과정에서 더 많이 든다”며 “적어도 학업을 마칠 때까지는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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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합니다. 위원회 유튜브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선물한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위원회(betterfuture@korea.kr)로 사연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