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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하는법 ㎣ 먹튀피해복구 ㎣º 35.ryg151.top ※앤서니 첸 감독은 "2005년 아시아나단편영화제에서 'G-23'으로 상을 받아 한국은 제게 특별하다"며 "방한을 몇 번 했는지 바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주 왔다"고 말했다. 찬란 제공


중국이나 중국이 아니다. 한국인 듯 한국이 아니다.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4일 개봉)는 누구에게나 이국적으로 느껴질 중국 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절정에서는 백두산이 나온다. 단군 신화가 주요 소재로 다뤄지기도 한다. 감독은 중국인도, 한국인도, 재중동포도 아니다. 싱가포르의 앤서니 첸 감독이다. 옌지와는 아무 인연이 없었던 그가 중국 북동부에서 영화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카페에서 첸 감독을 만났다.
쓸모없는 사람
“추운 곳 찾다가 옌지 가보고 매료돼”



'브레이킹 아이스'는 중국 옌지를 배경으로 세 중국 청춘 남녀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다. 찬란 제공


첸 감독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아시아 신 카드연체신용불량자 예다. 장편 데뷔작인 ‘일로 일로’(2013)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다. 칸영화제 초청된 신진 감독(장편영화 2편 이하 연출)에게 주는 상이었다. 그의 칸영화제 수상은 싱가포르 영화 역사상 최초였다. ‘브레이킹 아이스’는 2023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갈채를 받았다.
‘브레이킹 아이스’는 세 청춘 남 면적 녀의 방황과 사랑을 그린다. 상하이에서 온 엘리트 하오펑(류하오란)이 옌지 관광가이드인 나나(저우둥위), 나나의 친구 샤오(취추샤오)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이 100분 동안 스크린에 펼쳐진다. 꿈을 포기하거나 꿈을 모르거나 꿈이 아예 없는 청춘들이 삶에 불안감을 느끼며 서로에게서 위안을 찾는 과정이 스산한 감정과 따스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K팝이 늘 흘러나 예금 추천 오는 술집, 조선족들의 결혼식 모습, 북한과 중국 국경 지대의 삭막함, 한글과 한자가 뒤섞인 도시 풍광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듯 낯선 장면들이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대변한다.
첸 감독은 처음부터 옌지를 염두에 두고 영화를 기획했던 건 아니다. 그는 2021년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홍콩 집에서 고립감에 빠져 지내다 힘겨운 청춘들 제2금융대학생대출 을 다룬 영화를 만들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첸 감독은 “무조건 추운 곳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 생각”이었다. “가을, 겨울 없이 섭씨 27도 안팎인 싱가포르와는 다른 환경”을 담고 싶어서였다. 그는 “중국 북부에서 영화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을 했다”며 “친구 소개로 알게 된 백두산을 구글맵 로드뷰로 보게 된 후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고 돌아봤다.

“백두산 등반 후 엔딩 장소로 바로 결정”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 찬란 제공


첸 감독은 백두산을 중심으로 주변 도시 탐색에 나섰다. 몇몇 도시를 후보에 올려놓고 직접 찾아다녔다. 그는 “중국이지만 다른 중국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지닌 곳을 발견하고 ‘이곳이다’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옌볜 조선족 자치구의 중심 도시 옌지였다. “옌지가 국경 도시라는 점이 제 영화와 딱 맞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중국 사회 시스템에 환멸을 느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탕핑(躺平)’ 세대의 무력감과 불안을 표현하기에 적격인 장소였습니다.”
첸 감독은 “‘브레이킹 아이스’를 세 남녀가 나오는 (프랑스 고전 영화) ‘쥘과 짐’(1962) 같은 영화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을 위해 중국 입국을 했는데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때라 21일 동안 호텔에 격리돼 있었다”며 “격리 기간에 시나리오를 썼다”고 덧붙였다.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 찬란 제공


‘브레이킹 아이스’의 세 남녀는 오래전부터 희망하던 백두산 등반에 나선다. 카메라는 백두산의 비경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 준다. 특히 하늘에서 내려다본 천지의 모습이 눈길을 잡는다. 첸 감독은 “영화의 시작은 도시에서, 마무리는 광활한 자연에서 하자고 생각했다”며 “격리가 끝난 다음 날 백두산 등반을 했는데, 올라가자마자 영화의 엔딩 장소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단군 신화가 주요 설정으로 등장한다. 첸 감독은 “만나는 한국인들이 자신들이 곰의 후손이라고 해 단군 신화 내용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며 “곰이 백두산에서 인간이 된다는 신화를 넣으면 울림이 클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