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기후변화 위기 대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도 정작 최대 현안인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기금 지원을 거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브라질 당국으로부터 아마존과 같은 열대우림을 보전하기 위한 열대우림보전기금(TFFF)의 주요 후원자가 돼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수락하지 않았다.



중국 상하이 우징 발전소 건너편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천250억달러(약 180조6천25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TFFF에 프랑스·독일·영국·노르웨이·벨기에 등 유럽국들과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등도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재 55억달러가량이 약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TFFF 조성은 10∼21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되는 제 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핵심 의제로 브라질이 적극 추진해왔으나, 중국의 거부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COP30에 참여한 중국 대표단은 TFFF를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공통적이지만 차별화한 책임'에 따라 일단 기금 조성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이런 논리 는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번영을 이룬 서구 선진국들이 TFFF 조달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대한 주요 부담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특히 1992년 리우 지구정상회의 때부터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관련 기금 조성에 직접적으로 돈을 지원하기보다는 중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의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COP30 중국 대표단의 단장 격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는 "선진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앞장서야 하고 재정 약속을 준수하면서 개발도상국에 더 강력한 기술 및 역량 강화 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 8일 '탄소 정점 달성 및 탄소 중립을 위한 중국의 계획과 해결책'이라는 제목의 78페이지 분량 백서를 통해 "2030년 이전 탄소 배출량 정점에 도달하고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중국 기후변화위기 대응책을 발표했다.
중국은 특히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최고치 대비 7∼10%, 절대량 기준 10억∼15억t 줄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했다.
백서는 그러나 기후변화위기 자금 지원 여부와 관련해서는 "개발도상국인 중국은 '공통적이지만 차별화한 책임 원칙'을 준수한다"고 기술했다.
이처럼 TFFF 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리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달 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직접 재정지원을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5일 벨렝 현지에서 만난 딩쉐샹 중국 부총리에게 이 같은 요청을 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브라질 벨렝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AP=연합뉴스 자료사진]


kjih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