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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종로구 경기상업고 앞에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지수 기자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잘 할거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 고사장 앞. 수험생 아들을 위해 꼭두새벽부터 대전에서 상경한 김희(49)씨는 도시락이 든 보온백을 아들 손에 쥐어줬다. 긴장한 아들의 옷매무새를 봐주며 격려했다. 수능까지 함께 고생한 모자는 인증 사진을 남겼다. 김씨는 "점심 따뜻하게 먹으라고 전날 불고기를 재워두고 새벽에 일어나 요리해 보온통에 담았다"며 "아들이 예술고를 다녀 서울에서 자취해 매일 곁을 지켜주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무사히 시험 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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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서울 고사장 인근 곳곳에서는 긴장한 수험생들과 이들을 격려하며 고사장으로 들여보내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번 수능일에 한파는 비껴갔지만 일교차가 커 아침 기온은 6도 안팎까지 떨어졌다. 수험생들은 얇은 패딩을 입고 목도리를 두른 채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또 다른 고사장인 서울 종로구 동성고 앞에서 만난 수험생 최영민(18)군무료인터넷게임
은 "많이 떨리지만 준비한 만큼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부모님이 '긴장만 하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미소 지었다.
고사장 교문이 닫힌 뒤에도 학부모들은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기도했다. 수험생 딸과 함께 서울 송파구에서 종로구 경기상업고까지 택시를 타고 동행한 유진희(52)씨는 "아이가 공부하느라 예민해져 서로 지쳐 힘든 때도 있었지만거래량급등
부디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수는 없다. 올해 안에 가야 한다. 둘 째(아이)도 있다. 두 번은 안 된다"며 웃기도 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에서 황모씨와 왈리가 수험생들에게 간식을 건네고 있다. 문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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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응원단'도 수험생에게 힘을 실었다. 서울 중구에 사는 수험생 김연화(18)양은 교회를 함께 다니는 후배 6명에게 응원 문구가 담긴 메시지(롤링페이퍼)와 간식 선물을 받았다. 김양은 "수능 때마다 선배들을 응원했는데, 이렇게 응원을 받으니 신기하다"며 "점심 시간에 기운이 떨어지면 롤링페이퍼를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체리마스터 릴게임
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족 중에 수험생은 없지만 극도의 입시 과열 경쟁 체제 아래 압박 받는 수험생을 응원하러 온 온정도 있었다. 황모(35)씨는 캐나다인 친구 왈리(40)와 함께 경복고 앞에서 "힘내세요"를 연신 외치며 수험생들에게 초코바를 건넸다. 황씨는 "캐나다인 친구가 한국에 1년 살면서 한국 교육 체계를 알게 됐는데, 하루 시험에 인생이 달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더라"며 "수험생들이 받는 압박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같이 응원하러 왔다"고 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 앞에서 한 학생이 고사장으로 달리고 있다. 허유정 기자


아찔한 지각 위기 수험생 구제를 위한 긴급 수송 작전 광경도 포착됐다. 학부모 김종선(58)씨는 택시가 안 잡히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아들을 가까스로 고사장에 입실시켰다. 김씨는 "택시가 하도 안 잡혀 경찰에 요청한 뒤 지하철 4호선 혜화역까지 와서 순찰차를 타고 고사장 앞에 내렸다"며 "아이가 굉장히 조급하고 떨렸을 텐데 알고 있는 것만 잘 풀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자녀가 집에 두고 온 수험표를 챙겨 고사장으로 숨 가쁘게 전력 질주하는 장면도 있었다.
올해 수능은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오전 8시 40분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수능에 지원한 수험생은 55만4,174명이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