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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라이칭더 정권이 안팎으로 악재를 만났다. 여소야대 국면을 뒤집을 회심의 카드로 여겼던 ‘대파면 운동’이 실패한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앞세우며 대만과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구리슝 대만 국방부장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과 회담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이 막판에 일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당시 현안이었던 이란 공습 문제를 회담 취소의 이유로 설명했지만, 실제 이유는 중국 때문이었다는 것이 관계 증권브로커 자들의 설명이라고 FT는 전했다. 구 부장의 방문이 중국과의 무역회담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다만 1979년 단교 이후 대만 국방부장의 워싱턴 방문은 성사된 적 없다.
FT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남미를 순방하는 과정에서 미국 뉴욕을 경유하겠다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요청도 불허했다고 전했다. 이 역시 시진핑 주택사업자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의식한 조치로 여겨진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 총통의 해외 순방길에 미국을 경유하는 것을 허용해 왔다.
미·중이 스톡홀름에서 관세전쟁 휴전을 연장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것도 악재로 여겨진다. 대만 문제를 협상카드로 올려놓거나 미국이 대만과의 거리 두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출자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 집중하면서 대만과의 관세 협상도 뒤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만은 8월1일까지 미국과 협정을 타결하지 못하면 32%의 수출품에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대만은 미국산 수입 제품에 무관세를 적용해주는 조건으로 상호 관세를 32%에서 19%로 낮춘 ‘인도네시아 모델’을 참고하며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장학재단 연봉 라이 총통은 대만 내에서는 ‘대파면 운동’ 실패의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지난 26일 벌어진 입법회 의원 파면 투표에서 국민당 24명과 부패 혐의로 실형까지 선고받았던 전 민중당 소속인 가오훙안 신주시장(무소속)에 대한 파면 투표가 모두 부결됐다. 민진당은 30일 대파면 운동을 평가하는 중앙상임위원회를 열었다. 라이 총통은 이날 “모든 비판을 감수 헬로우드림 진솔맘 하고 파면운동에 참여했던 시민단체와 지지층에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린유창 민진당 사무총장은 28일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민진당 내에서는 라이 총통의 사임과 개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지에서는 민진당이 적극적 지지층의 목소리에 경도돼 정치대결에 피로를 느끼는 바닥민심을 읽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대파면 운동을 주도했던 가오싱청 반공대만수호의용연대 대표는 라이 총리가 투표일 막판에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라이 총통의 정치적 입지가 취약해진 가운데 오는 금요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는 라이 총통 리더십을 더욱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이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