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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을 맞아 일본과 중국의 국제 정치 전문가인 나카토 사치오 리쓰메이칸대 교수와 왕융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를 각각 인터뷰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관계 및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에 방점을 뒀다. 일본은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윤 정부 때의 외교 기조 유지를 원하고 중국은 방향 전환을 바란다. 두 나라 전문가들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양국의 기류가 읽힌다.

일본 언론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정치인이던 시절 “반일” 딱지를 붙여 보도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본 언론들은 흔히 부동산담보조건 한국 정치인 보도 때 “친일” “반일”로 분류해 나름대로 성향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선거 운동 때와 취임 뒤 “실용 외교”, “과거사 분리 대응”, “한·일 파트너십”을 강조하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한·일 조기 정상회담 개최가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등 윤석열 정부 시절 한국의 대일본 정책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국민주택기금대출서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던 지난 4일과 일본 교토에서 인터뷰한 나카토 사치오 리쓰메이칸대 교수(국제관계학)의 말에서도 일본의 이런 시각이 엿보인다. 9일에도 이메일로 추가 인터뷰를 했다. 그는 “현재 동북아시아의 엄중한 전략적 환경을 보면 한국의 이재명 새 정부와 일본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반도 정책, 생태1등급 미·일 관계, 미·중 통상 마찰 등을 연구해 온 그는 리쓰메이칸대 동아시아 평화협력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우선 한·일 정상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기에 성사시킨 뒤, 전임 한국 정부에서 진행됐던 정상 간 셔틀외교를 이재명 정부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대통령 이재명’이 현실화하면 농협바꿔드림론 한국 정부가 ‘반일 성향’을 띨 거라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고, 이건 문재인 정부 시절 두 나라 관계가 악화됐던 과거 사례와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대해 “원칙적 대응”을 강조한 만큼 이 대목이 향후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실용 외교’, 국민은행 후불교통카드 연체 ‘과거사 분리 대응’ 등 ‘반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들을 해왔다”며 “한·일 모두 국내 정치 상황뿐 아니라 미국의 상호 관세 등 대외적으로도 똑같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만큼 이재명 정권 초기 서로 갈등을 최대한 피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로 전후(한국의 광복) 80년, 한·일 국교정상화 60년이 되는데 ‘과거를 잊자’는 게 아니라, 두 나라가 미래지향적 접근으로 어떤 협력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본격적인 정상 외교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달 안에 주요 7개국 정상회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한·미, 한·일 정상과 첫 대면 만남 가능성이 나온다. 나카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가장 중요한 것을 ‘신뢰 관계 우선 구축’을 들었다. 그는 “외교 경험이 충분치 않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대면에서 ‘신뢰할 수 없다’는 직관적 인상을 주면 향후 외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경제 문제’인 만큼 미국과 관세 협상 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 7개국 회의 등 국제 데뷔무대에 각별히 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그는 “미국에선 이 대통령이 ‘중국 친화적 아니냐'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과 외교 관계도 한·미 동맹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미국에 명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대북 관계는 한·미 정상 모두 관계 개선·발전을 원하는 만큼 두 나라의 공통점을 찾아 전망을 제시하면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에서도 한·미·일 삼각 협력은 진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 방향성이 여전히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명확히 언급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 정부의 방향성과도 일치하기 때문에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간 대립 구도에서 한·미·일 관계는 일정 수준 이상 진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한·미·일 협력 강화가 각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중국과 적대적 형태로 변질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 관계는 한·미·일 사이에만 있는 게 아닌 만큼 ‘한·중·일 외교’의 틀도 동시에 진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 미국 우선주의 대응과 관련해서도 한·일이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식 우선주의는 2차 대전 이후 한·일이 모두 경제발전의 기반으로 삼았던 자유주의 국제경제 질서를 파괴하는 행동”이라며 “한·일이 트럼프 미국 정부에 직접 대항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두 나라가 협력해 국제회의나 다자간 협상 틀 안에서 ‘자유롭게 열린 경제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등의 노력은 중요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이런 때 새로운 (한국) 정부의 리더십이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일 갈등에서 조정이 어려운 건 대개 과거사 문제인데 그 외에는 두 나라의 협력할 공간이 매우 넓다”며 “예를 들어, (미국)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 사업 참여는 한·일 기업과 정부에서도 기회와 관심의 대상이어서 두 나라가 경제 협력 형태를 검토해 볼 만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동북아시아 지역에 미군의 관여를 줄이는 대신 한·일에 방위비 증가를 요구하고, (한·일에) 주둔 미군 분담금도 늘리게 하려 하고 있다”며 “(미국이 한·일에 불리한 요구를 하는 동시에) 중국 견제는 함께하자는 건 상당히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관계는 당분간 소강상태일 것이라고 봤다. “북한이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설정했고, 한국도 엄격한 태도를 취해 왔다”며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남·북 관계가 갑자기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선 이재명 정부가 어떤 대북 정책 구상을 내놓고, 북한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집권 1기 한때 훈풍이 불었던 북·미 관계에 대해서도 나카토 교수는 “현재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관세 협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어서 북한 관련 정책을 우선 순위를 두지 못했고, 아직 대북 문제를 다룰 만한 충분한 준비도 없었던 것 같다”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도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미국에 배신 당했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어서 양쪽 모두 당장 움직일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다시 접촉할) 기회를 충분히 노리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우크라이나 문제 등이 안정되면 북·미 관계와 북한 비핵화가 또다른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교토/글·사진 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지난 4일 나카토 사치오 리츠메이칸대 교수(국제관계학)가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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