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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동남쪽, 너비 60~140km의 포크해협 건너편에 있는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 '인도양의 진주'라 불릴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곳이다. 차(Tea)와 휴양지로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낯선 나라다. 오랫동안 인접 강대국 인도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 이 나라를 향한 관심이 높아진다. 미국발 관세 전쟁을 계기로 인도 등 대체시장이 주목받으면서 스리랑카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아직 진출 기업 수는 적지만 그만큼 개척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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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스리랑카, 틈새시장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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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콜롬보 무역관 관장. /사진=김사무엘 기자



현지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만난 손주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콜롬보 무역관 관장은 "스리랑카는 틈새시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관장은 "한국 기업들이 남아시아주식실시간정보
시장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인도나 파키스탄을 먼저 떠올린다"며 "인구가 많고 시장도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한 탓에 이제는 포화상태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스리랑카의 국토 면적은 6만5600㎢로 대한민국의 65% 수준이다. 인구는 약 2200만 명. 1인당 국내총생산(G릴게임다운로드
DP)은 3830달러(2023년 기준)로 한국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규모만 보면 작은 시장이다. 하지만 틈새시장으로서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스리랑카는 관광 산업이 발달한 나라다. 내국인의 소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연간 수백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데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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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스리랑카에서 한국 제품은 유럽이나 일본 제품 못지않게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한다. 가격은 합리적이고 품질은 뛰어난 합리적 가성비 제품으로 통한다. 따라서 대중 시장보다는 특정 계층, 특히 외국인을 포함한 중산층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손 관장은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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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무역의 요충지…FTA로 중간 교역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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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는 지정학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유럽에서 수에즈 운하를 지나 인도양을 거쳐 동아시아로 향하는 해상 실크로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항만 인프라만 갖춰지면 아시아-유럽 무역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입지다.

외교 관계도 스리랑카의 강점이다. 인근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은 종교·민족 갈등이 끊이지 않는 나라들이다. 반면 스리랑카는 이들과 모두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손 관장은 "스리랑카는 주변국 사이에서 외교적 완충지대 역할을 하면서 어부지리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남아시아 국가 간 갈등이 생기면 중립적인 스리랑카를 통해 교역을 이어가는 구조다.

스리랑카는 인도, 파키스탄과 각각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이들 국가를 우회해 중간 교역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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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바람타고…스리랑카에서도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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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콜롬보. /사진=김사무엘 기자



최근 스리랑카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우리나라가 스리랑카를 잘 모르는 만큼 스리랑카도 그 동안 한국에 대해 관심이 적었다. 그러나 K팝, K드라마 등 한국 문화를 소비하는 젊은 계층이 늘면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고 있다.

손 관장은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면서 제품 전반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졌다"며 "한국에 대한 인식 변화는 기업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스리랑카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곳 정도다. 코트라는 중소기업을 위한 '지사화 사업'을 통해 이들의 현지 진출을 돕고 있다. 지사화 사업은 코트라가 현지 지사 역할을 대신해 무역 파트너를 발굴하고 사업 기회를 탐색하는 프로그램이다.

손 관장은 "현재 철강, 에너지, 섬유 기업들이 지사화 사업을 활용하고 있다"며 "최근엔 식품, 화장품,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한 분야로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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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에서 회복 중…"지금이 진출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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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경제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관광 산업이 거의 멈춰서면서 국가 재정이 무너졌다. 2023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손 관장은 "최근 관광산업이 살아나면서 스리랑카 경제는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라며 "IMF의 요구사항도 착실히 수행하는 등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국면이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적기라는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분야는 K뷰티다.
한국 화장품은 스리랑카에서 '가성비와 품질'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스리랑카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지에선 한국 화장품 시장의 급성장을 예상한다.



스리랑카 화장품 수입업체 오리온의 야지타 대표. /사진=김사무엘 기자


스리랑카 화장품 수입업체 오리온의 야지타 대표는 "한국 화장품의 강점은 혁신적이면서 품질이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지타 대표는 원래 영국에서 유럽 화장품을 수입해 스리랑카에서 유통하는 사업을 해왔다. 우연히 한국 화장품을 접한 뒤 소량 수입을 시작했고 소비자 반응이 좋아지면서 2020년부터는 한국 브랜드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다.
현재 오리온은 '스킨1004', '네시픽', '퓨리토 서울', '미샤' 등 15개 한국 브랜드와 계약을 맺었거나 계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4년 만에 연 매출 300만달러(40억원)를 기록했다. 최근 2년 간 연평균 성장률은 20%대라고 야지타 대표는 설명했다.
야지타 대표는 "최근 스리랑카 소비자들이 K컬쳐를 많이 접하다보니 한국 화장품하면 우아함, 행복함이라는 이미지로 매칭이 된다"며 "한국 제품을 써 본 후기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면서 마케팅 효과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첸나이(인도)·콜롬보(스리랑카)=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