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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4 로에베 재단 공예상 포스터. 2 loewe 2023 s/s









1 구찌와 발렌시아가의 ‘더 해커 프로젝트’. 2 guc황금포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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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엔자 스쿨러를 설립한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는 로에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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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마, 조나단….” 지난 3월, 파리 패션 위크 중 로에베 2025 F/W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무심코 중얼거렸다. 속으로만 삼켰어야 할 말이 그만 입 밖으로 새어 나왔는지도 모른다. 이번이 그의 마지막 컬렉션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평소보다 더 찬찬히 들여다봤다. ‘조나단 앤더슨의 뒤를야마토 2 온라인 게임
이을 디자이너는 누굴까, 소문처럼 디올로 갈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루머는 사실이 됐고, 로에베의 후임으로는 프로엔자 스쿨러의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가 낙점됐다. 최근 로에베뿐 아니라 여러 럭셔리 하우스들은 새로운 흐름을 만들기 위해 과감히 교체 버튼을 눌렀다. 많은 이들이 탐냈을 샤넬의 공석은 마티유 블라지가 채웠고, 셀린느를 떠나는 에디 슬88tv
리먼과 그 뒤를 이을 마이클 라이더, 구찌를 떠나는 사바토 데 사르노와 후임 자리를 꿰찬 발렌시아가의 뎀나 바잘리아 등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인사이동 소식이 발표됐다. 디젤의 글렌 마틴스가 메종 마르지엘라로, 듀란 랜팅크가 장 폴 고티에로 간다는 소식 역시 하나같이 예측 불가능한 한 수로 느껴졌다. 조나단 앤더슨이 이끈 11년 동안 로에베는 괄목할 주식부자클럽
만한 성장을 이뤘다. ‘핸드백 명가’는 ‘아트와 위트를 겸비한 패션 하우스’로 탈바꿈했고, 세계 각지의 공예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조명하는 플랫폼 ‘로에베 재단 공예상’의 출범은 로에베를 단순히 럭셔리 하우스를 넘어선 문화적이고 개념적인 패션 하우스로 성장시켰다(조나단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로에베에서 했던 가장 자랑스러운 일 중 하나라고 밝혔다). 특유의 예술적 감성을 앞으로 디올 맨에 어떻게 녹여낼지, 패션계는 그의 데뷔 컬렉션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샤넬의 새 수장이 된 마티유 블라지는 또 어떤가. 보테가 베네타 데뷔 쇼인 2022 F/W 컬렉션을 떠올려보자. 특별한 장치는 없었으나 가장 평범한 것들 사이에서 우아함을 찾아냈다. 쇼의 오프닝을 연 화이트 탱크톱과 데님을 정교하게 패턴으로 구현한 레더 팬츠는 하우스의 장인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동시대의 감각적인 여성들을 위한, 진짜 ‘럭셔리’ 그 자체였다. 겸손하고도 강렬한 시작이었다. 〈뉴욕 타임스〉의 패션 평론가이자 디렉터인 버네사 프리드먼에 따르면, 차기 디렉터에 관한 무수한 추측과 달리 샤넬이 진지하게 고민한 후보는 단 3명이었고 마티유 블라지와 만난 이후 명쾌하게 결정됐다고 한다. “재능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재능 그 이상을 원합니다.” 샤넬의 패션 부문 회장 브루노 파블로브스키의 말이 인상 깊다. 이제 보테가 베네타는 까르뱅의 부활을 성공적으로 이끈 루이스 트로터가 맡는다. 그의 절제된 우아함과 섬세함이 보테가 베네타의 헤리티지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셀린느의 새로운 얼굴이 된 마이클 라이더는 조용한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설파해온 인물이다.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발렌시아가를 거쳐 피비 필로 곁에서 약 10년간 셀린느의 디자인 디렉터로 재직하며 ‘올드 셀린느’ 전성기를 목도했다. 이후엔 폴로 랄프 로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한 그가 셀린느를 이끄는 건 어쩌면 예견된 일이다. 과연 제2 올드 셀린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장 폴 고티에 하우스는 2020년 은퇴한 이후 글렌 마틴스, 올리비에 루스테잉, 시몬 로샤, 루도빅 드 생 세르냉 등에게 게스트 형식으로 디렉터직을 맡겼다. 그 후 첫 정식 후임으로 듀란 랜팅크를 임명했다. 지난 3월 파리 패션 위크에서 여성의 신체를 본뜬 보형물을 가슴에 걸친 채 캣워크를 선보여 수많은 논쟁을 낳기도 한 그 디자이너 말이다! ‘패션계 악동’이란 별명을 가진 장 폴 고티에 역시 그를 두고 “나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듀란 랜팅크는 오는 9월 2026 S/S 컬렉션을 시작으로, 2026년 1월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글렌 마틴스가 메종 마르지엘라의 새로운 수장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은 적잖은 놀라움을 안겼다. 어린 시절부터 존경해온 존 갈리아노였고(그 희대의 사건만 제외하면), 그를 대체할 수 있는 디자이너는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글렌 마틴스 또한 역량 있는 디자이너임은 분명하지만, 존 갈리아노가 이뤄낸 성취는 실로 압도적이었기에 그의 뒤를 온전히 잇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곧 고개가 끄덕여졌다. 디젤을 MZ세대가 가장 주목하는 브랜드로 끌어올린 마틴스는, 자신의 레이블인 와이프로젝트에서도 해체주의적 미학을 기반으로 꾸준히 신선한 시도를 선보여왔으니까. 메종 마르지엘라를 소유한 OTB 그룹의 회장 렌조 로소는 글렌 마틴스를 갈리아노에 비하며 “글렌은 이미 쿠튀르에서 그의 능력과 비전을 보여줬고, 수년간 함께 일하며 그 재능을 지켜봐왔다”라고 했다. 7월에 열릴 파리 오트 쿠튀르 주간에 그의 첫 메종 마르지엘라 데뷔 컬렉션이 공개될 예정. 메종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어떻게 재해석할지 기대가 크다. 한편,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바통을 이어받은 지 2년 만에 사바토 데 사르노가 구찌를 떠났다. 오랫동안 이어진 맥시멀 로맨티시즘을 걷어내고 정제되고 관능적인 실루엣을 중심으로 또 다른 구찌의 이미지를 그려냈던 그. 특히 ‘앙코라 레드’ 컬러를 내세우고 상징적이던 로고를 과감히 덜어내는 등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갑작스러운 사임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반적인 럭셔리 시장의 수요 악화 시기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결과로 보고 있다(갖고 싶은 룩이 넘쳐났음에도 불구하고!). 발렌시아가에서 ‘현대 패션의 파괴적 실험’을 이끈 뎀나 바잘리아는 과연 구찌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 수 있을까? 첫 컬렉션은 2026 S/S 시즌에 공개된다. 이 외에도 뮈글러의 미겔 카스트로 프레이타스, 질샌더의 시모네 벨로티, 베르사체의 다리오 비탈레까지, 각각의 브랜드에 새로 합류한 디자이너들의 청사진이 곧 베일을 벗을 예정. 기존 하우스의 유산을 어떻게 해석하고 진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규모 교체 행렬은 단순한 인사이동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전략, 그리고 정체성 정립의 원점으로 돌아왔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패션사에 길이 남을 거대한 지각변동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다. 브랜드는 새 얼굴을 통해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까? 변화의 서막은 이미 올랐다.






셀린느의 새로운 수장이 된 마이클 라이더.









샤넬의 뉴 아티스틱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









1 까르뱅의 부활을 리드한 루이스 트로터가 보테가 베네타를 맡는다. 2 carven 2024 f/w









1 장 폴 고티에의 첫 정식 후임으로 임명된 듀란 랜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