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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졸업식 행사를 하고 있는 베트남 대학생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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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짜오 베트남 - 340] 베트남을 인구 측면에서 바라볼 때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먼저 베트남은 굉장히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나라입니다. 베트남은 인구의 절반이 30대 이하입니다. 그만큼 전반적인 인구 구조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젊고 역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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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트남은 또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에서 65세를 넘은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약 9%입니다. 현 추세대로라면 베트남은 2038년경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엔(UN)은 인구 고령화 단계를 크게 3단계로 분류합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강시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로 불리는데, 베트남은 이미 이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입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됩니다.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기까지 각각 26년과 36년이 걸렸습니다. 이대로라면 베트남이 고령사회로 넘어가기까지 13지아이블루 주식
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의 변화 추세는 한국에 비해서도 훨씬 빠릅니다.
베트남이 겉으로는 젊어 보이지만 속으로 늙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 기준 베트남 출산율은 2.01명이었습니다. 2023년에는 1.96명으로, 여성 1명당 2.0명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급기야 온라인투자
지난해 출산율은 1.91명을 기록하며 더욱 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에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남아 선호 사상입니다. 한국에서도 한때 남아 선호 사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사뭇 다릅니다. 딸이 더 인기가 있으면 있지, 아들만을 바라는 가정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베트남은 2009년 출생 기준 성비가 여아 100명당 남아 110.5명이었습니다. 2019년에는 여아 100명당 남아 111.5명을 기록했고, 지난해 역시 여아 100명당 남아 111.4명을 기록해 남자아이 비율이 높았습니다.
통상 자연 상태에서 태어나는 남녀 성비는 여아 100명당 약 105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를 넘어서는 성비가 지속된다는 것은 인위적인 성별 개입이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게다가 2009년에 비해 지난해 남자아이 출생 비율은 소폭 높아졌습니다. 이 기간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아들을 위주로 자녀를 1~2명 낳으려는 시도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는 칼을 빼들었습니다. 최근 베트남 보건부는 두 명의 딸을 둔 가정에게 현금이나 현물로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보건부는 이 같은 인구법 개정 초안을 발표하고 10월에 열리는 국회 회기에서 의견 수렴을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초안에 따르면 딸을 한 명 낳은 가정에도 혜택이 돌아갈 전망입니다. 한마디로 딸을 낳는 것을 혜택으로 여기게 만들어 출생 성비를 자연 상태에 가깝게 돌리겠다는 구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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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둘을 낳은 베트남 가정.



사실 하노이나 호치민 같은 대도시에서는 남아 선호 현상이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베트남 체류 당시 친하게 지냈던 한 베트남 가정은 딸은 프랑스로 유학 보내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동생인 아들은 국내에서 공부를 마치게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베트남은 한국 못지않은 교육열을 자랑합니다. 자녀 교육을 담당하는 엄마의 입김이 세고, 딸을 보란듯이 키워 엄마의 자랑으로 삼고 싶은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러나 시골로 가면 한국의 1970년대 전후를 연상시키는 과거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아 선호 현상은 주로 이런 곳에 남아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성비를 개선하기 위해 ‘딸을 낳아야 좋다, 딸이 귀하다’는 인식을 퍼뜨려 ‘아들이 나와야 가정이 완성된다’는 생각을 줄이려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성비 조작은 주로 첫째가 딸인 집에서 일어납니다. 첫째를 딸로 낳았으니 둘째는 아들로 낳기 위해 남아 선택적 출산 시도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딸이 두 명인 집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베트남 정부의 대책은 아마도 이런 시도를 막기 위한 계획일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남아 선호 현상은 경제 구조의 변화와 핵가족화, 사회·교육 수준 상승과 맞벌이화로 인해 자취를 감췄습니다. ‘아들을 낳아야 대를 잇는다’는 오랜 믿음은 사라졌고, 급기야 출산율이 1.0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성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베트남은 여전히 과도기에 머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베트남 1인당 GDP는 4000달러 초반으로, 중진국 이상으로 올라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과연 이번 대책으로 베트남의 남아 선호 사상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