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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제1지류 황강에서 모래를 준설해 밖으로 실어나르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 정수근




장마를 몰고 오는 비구름이 하늘을 잿빛으로 뒤덮은 6월 20일, 낙동강 제1지류 황강을 찾았다. 낙동강 녹조 조사를 위해 창녕합천보를 찾았다가 바로 아래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황강을 찾현대위아 주식
은 것. 이곳에서 벌어지는 4대강 사업식 '삽질'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황강에서는 현재 하천정비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합천댐 직하류 용주교 아래부터 낙동강 합류 직전 청덕교까지 50km 전 구간이 대상이다. 그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은 합천군 청덕면 청덕교 상하류의 하천 내 수목을 들한진중공업 주식
어내는 작업과 모래를 준설하는 공사로 구성돼 있다.
황강은 내성천 못지 않게 모래강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1989년 12월 들어선 합천댐의 영향으로 상류에서 모래 공급이 차단됐고, 모래톱에 풀과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2020년 황강에 홍수가 발생한 뒤 식생 군락지가 홍수위를 상승시키는 이유로 지목돼 풀·나무를 제거하고 모래톱도 릴게임 정보
들어내는 공사가 시작됐다. 이 공사는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아래 낙동강청)이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을 두고 즉각적인 비판이 터져나왔다.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수많은 생명의 서식처로 기능해왔던 곳을 아무런 생태적 고려 없이 무차별적으로 망가트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사업식의 토건 삽질"이라고 입을 모았다(관련 기사주식환매
: 황강서 되살아난 '4대강 망령'... 2600억짜리 '황당 삽질' https://omn.kr/2ct3o ).

아름다운 강으로 명성 자자했던 황강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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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4대강사업 식의 삽질.


ⓒ 정수근












▲  2021년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2022) 중 일부. 황강이 생태자연도 1등급지라고 밝혀놨다(빨간 네모).


ⓒ 낙동강유역환경청




그런데 놀라운 대목은 환경부 스스로 황강에서 자라난 수목과 모래톱을 두고 '보호가 필요하다'고 평가했었다는 점이다. 같은 부처의 한 쪽은 파헤치고, 다른 한 쪽은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셈이다.

2022년 나온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의 협의 기관은 다름 아닌 환경부 낙동강청이다. 공사 주체는 낙동강청 '하천공사과'이고, 환경영향평가 주체는 낙동강청 '환경평가과'다.

이 문서 속 낙동강청이 낸 협의 의견을 보면 "합천댐 하류에서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황강 지역은 전국자연환경조사, 겨울철새 동시센서스 등 조사결과에 따라서 멸종위기종 6종 이상의 서식지로 판정해 습지를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국내 중요한 자연자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바, 홍수예방에 지장이 없는 수준에서 식생군락의 훼손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계획이 필요"라고 밝혀놨다. 협의 의견과 실제 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위는 정반대인 모양새다.










▲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2022)의 일부. 현지조사에서 발견한 법정보호종 10종을 수록하고 있다.


ⓒ 낙동강유역환경청




수리부엉이 서식처 바로 코앞 앞에서 '삽질'

더군다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한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을 이후 시민사회가 추가로 밝혀냈고, 이 사실을 낙동강청에도 미리 알렸다. 그럼에도 낙동강청은 수리부엉이 서식처 코앞에서까지 '삽질'을 강행하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이다.

20일 찾은 청덕교 직하류 현장에서는 풀과 나무를 모조리 제거한 모래톱의 모래를 덤프트럭으로 실어나르는 작업이 시행되고 있었다. 필자는 그 현장을 곽상수 낙동강네트워크 대표와 함께 목격했다.










▲  낙동강 제1지류 황강에서 모래를 준설해 실어 나르는 작업이 시작됐다.


ⓒ 정수근




곽상수 대표는 "수리수엉이가 저 건너 하식애에 살고 있는 것을 지난 4월 21일 확인했다"면서 "바로 100여 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환경부가 어떻게 이런 삽질을 강행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환경부가 맞나.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수리부엉이뿐만 아니라 모래톱에서 천연기념물 원앙과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가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 것까지 목격한 터라 낙동강청의 '삽질'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16일 낙동강네트워크와 낙동강청 만난 자리에서 낙동강네트워크는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을 알렸다. 그럼에도 준설공사가 강행되고 있는 것.










▲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2022)에는 '새로운 법정보호종이 나타나면 반드시 그 종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노란색 강조).


ⓒ 낙동강유역환경청












▲  황강 청덕지구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2022)에는 사후환경조사에서 법정보호종이 추가로 발견되면 즉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빨간 네모).


ⓒ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사업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서와 협의 의견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법정보호종이 발견되면 공사를 중지하고 해당 종의 특성에 따른 적정 보호대책을 수립한 후 공사를 시행하라'는 내용을 적시했었다. 낙동강청이 협의한 환경영향평가를 낙동강청 스스로가 위반하고 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수리부엉이처럼 눈과 귀가 밝은 야생동물이 굉음을 울리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코앞에서 계속 오가는데 이곳에 과연 머물 수 있을까? 이날 공사 현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하식애 앞을 직접 가볼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필자는 수리부엉이를 열심히 찾았지만 끝내 발견할 수 없었다. 공사 현장의 소음 속에서 수리부엉이가 서식처를 이탈한 것으로 보였다. 야행성인 수리부엉이는 낮엔 하식애 같은 바위 절벽에서 잠을 청하는 습성이 있는데, 지난 4월에 본 그 자리와 그 주변 어디에서도 수리부엉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  공사 현장 바로 코앞의 하식에. 수리부엉이를 열심히 찾았지만 끝내 발견할 수 없었다.


ⓒ 정수근




이재명 정부 속, 아직도 남아 있는 '윤석열의 명령'

"환경부의 '삽질'로 수리부엉이의 서식처가 교란당한 게 명백하다. 낙동강청 스스로가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것으로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낙동강청은 지금 즉시 공사를 중지하고 이런 사태를 몰고 온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낙동강네트워크가 나서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엄중 문책할 것이다."
지난 4월 21일 이곳 하식애에서 함께 수리부엉이를 목격한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20일 낙동강청 관계자는 필자와의 통화에서 "우기 전에 공사를 마무리해야 해서 공사를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지금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하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4대강 재자연화'를 표명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지만 환경부는 전혀 바뀐 게 없다. 여전히 '4대강 보를 활용하라'는 윤석열의 명령에 머물고 있는 모양새다.

아래 사진을 봐주길 바란다. 4월 21일 황강 하식애에서 필자가 카메라로 담은 수리부엉이다. 명백한 증거 사진 앞에서 낙동강청은 앞으로 어떤 입장을 내놓을까.










▲  지난 4월 21일 공사 현장 바로 앞 하식애에서 목격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모습.


ⓒ 정수근













▲ 황강 삽질 현장 황강에서 환경부에 의한 4대강사업 식의 삽질이 자행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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