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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평화를 향한 과정의 일환으로, 영국이 9월 유엔(UN)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수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단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의 끔찍한 상황을 종식시킬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휴전에 동의하며 장기적·지속적 평화를 신협 이율 약속하고 2국가 해법 가능성을 되살리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조건엔 이스라엘이 "유엔이 원조 공급을 재개하도록 허용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합병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 또한 포함됐다.
지난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중 처음으로 9월 농협 학자금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선언을 하겠다고 밝히며 스타머 총리는 뒤를 따라야 한다는 국내 정치권 압박을 받아 왔다. 스타머 총리가 속한 집권 노동당 의원 다수를 포함해 하원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총리에게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상황이다.
영국이 프랑스에 동참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 상여금 통상임금 개 상임이사국 중 미국을 제외한 4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게 된다. 현재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40곳 이상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연설에서 "지금 가자지구에선 재앙적 지원 실패로 굶주린 아기와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 어린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 이미지들은 평생 우리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별내택지 "우린 최소 500대의 트럭이 매일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걸 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 목표는 안전한 이스라엘과 함께 생존 가능한 주권적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드는 것이지만 지금 이 순간 그 목표는 이전 어느 때보다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2국가 해법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이제 행동해야 할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커피전문점창업카페노리터 마크롱 대통령의 무조건적 선언과 달리 스타머 총리의 발표는 조건부로, 가자지구 휴전이 이뤄지면 영국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까지 나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읽혀 휴전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식량 반입 제한 해제 달성을 위한 협상패 성격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영국 BBC 방송은 현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2국가 해법 진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조건이 수락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관련해 "스타머(영 총리)는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의 극악무도한 테러에 보상을 안긴다"며 "오늘 이스라엘 국경 옆에 있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국가는 내일 영국을 위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 CNN 방송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관련해 "본질적으로 (스타머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걸 말하고 있고, 그건 상관 없지만, 내가 동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스타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 뒤 해당 발표를 한 것을 두고 이를 사전 상의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여지"를 줬을 수는 있다고 추측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 정권이 자행한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원죄 뒤 이스라엘의 최우방 중 하나가 된 독일 정부도 지난 25일 팔레스타인을 근시일 내 국가로 인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IPC "7월 가자지구 영양실조 급증·5살 미만 아동 기아 사망↑"…가자 누적 사망자 6만명 넘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흐름은 이스라엘의 식량 제한으로 가자지구에 닥친 기아 위기 속에서 나왔다. 유엔 및 비정부기구(NGO)가 협력해 식량불안 정도를 평가하는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는 29일 보고서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최악의 기근 시나리오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IPC는 가자지구에서 7월 첫 2주간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가 급증했고 4월~7월 중순까지 2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급성 영양실조로 치료를 받았으며 그 중 3천 명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가자지구 병원들에서 5살 미만 아동 굶주림 관련 사망 보고가 급증하고 있고 이달 17일까지 해당 연령대 아동이 적어도 16명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을 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29일까지 가자지구에서 88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총 147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장기 식량 봉쇄 및 제한 결과가 누적되며 이 중 다수가 이달 들어 목숨을 잃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7일 전쟁 발발 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총 사망자 수는 29일 6만 명을 넘어섰다.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선언은 현 상황에 대한 직접적 해법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새로운 측면의 압박 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프랑스24 방송을 보면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연구원 아델 바카완은 미국, 이스라엘, 하마스 모두 가자지구 전쟁을 즉시 종식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이고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다른 관점 및 정치적 방향"을 제시했다고 짚었다.
, <로이터> 통신을 보면 28~29일 미국 뉴욕에서 2국가 해법 관련 유엔 회의를 주최한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및 가자지구 종전 뒤 통치 구상을 담은 선언문을 내 놓고 9월 유엔 총회 전 각국이 이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선언문은 프랑스, 사우디, 유럽연합(EU), 아랍연맹 등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집단적 행동"을 취할 계획을 밝히고 종전 뒤 과도 행정부로 시작해 현재 서안지구 일부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모든 팔레스타인 영토를 통제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 통제에서 물러나고 무기를 팔레스타인자치정부에 넘겨야 한다.
선언문은 "이 지역 국민 및 국가들의 정상적 관계와 공존"을 위해선 "가자지구 전쟁 종료, 모든 인질 석방, 점령 종식, 폭력과 테러 거부, 독립적·주권적·민주적 팔레스타인 국가 실현"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 저명인사들 "국제사회, 이스라엘에 극심한 제재 가해야"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자국 행위를 비판하는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학자, 예술가를 포함한 이스라엘 저명인사 31명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국제사회에 자국을 제재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나라와 팔레스타인 이웃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우리 이스라엘인들은 깊은 부끄러움, 분노, 고뇌 속에서 이 글을 쓴다. 우리나라는 가자지구 주민을 굶겨 죽이고 있고 팔레스타인인 수백만 명을 강제이주시킬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 악랄한 작전을 끝내고 영구 휴전을 실행할 때까지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극심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서한엔 이스라엘에 의한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 강제 퇴거를 추적한 올해 아카데미 수상 다큐멘터리 '노아더랜드'를 공동연출한 유발 아브라함, 이스라엘 법무장관을 지낸 미카엘 벤야이르, 이스라엘 의회의장을 맡았던 아브라함 부르그 등 각계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
전날 이스라엘 인권단체 2곳도 자국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genocide)"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하는 보고서를 펴냈다.



▲29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영국 런던 총리관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