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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 중 하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부터 이미 줄어들기 시작했고 향후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이민 확대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민전담기구 신설 등 구체적 정책 방안이 검토되었다.
그러나 2020년대 세계 경제 침체와 함께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한 극우 세력은 이민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별로 표현의 양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반민주주의적 성향, 권위주의 지지, 배타적 민족주의 등을 공유하는 극우 세력은 자국민 보호를 앞세워 폐쇄적인 이민정책을 주장하고 있 공정위 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에서 극우 집단이 명확히 실체를 드러냈다.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계엄을 지지하고, 중국이 우리나라 선거에 개입했다는 근거없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유포하는 등 헌법과 민주적 제도 자체를 부정한다. 일부 보수 인사와 정당은 이들과 연합하는 모습을 원카드 보이기도 했다.
작년 한 해 국내 체류외국인이 260만 명에 달하고, 이 중 95만 명이 중국 국적인 상황에서, 극우 세력이 이민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4월 21일 ~ 23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민정책에 대한 인식을 확인해 보았다. 무료개인파산

기존 보수층, ‘친윤보수’와 ‘반윤보수’로 분열...‘친윤보수’는 헌법과 민주주의 제도를 부정하는 극우 성향 보여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파면을 결정할 정도로 명백한 헌법 위반 행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3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고 지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하는 집단이 존재한다. 파면 이후 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자의 19%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보수층의 분열이 눈여겨볼 만한데, 자신을 ‘보수’라고 밝힌 337명 중에서 탄핵을 반대한 사람(이하 ‘친윤보수’)은 42%, 찬성한 사람(이하 ‘반윤보수’)은 49%로 엇비슷하다. 보수이면서 탄핵에 반대한 ‘친윤보수’는 전 20살 대출 체 국민의 14%를 차지했다.
‘친윤보수’와 ‘반윤보수’의 차이는 극명하다. 같은 보수 성향임에도, ‘친윤보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강한 일체감을 보였다. ‘탄핵 결정은 민주당과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야합’이며(88%), ‘12·3 비상계엄은 정당’하고(79%), ‘2024년 총선은 부정선거’였으며(74%), ‘부정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있다’(73%)는 것이 ‘친윤보수’의 입장이다. 이는 모두 탄핵 정국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견지했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사면·복권되어야 한다’는 데에 ‘친윤보수’ 중 85%가 동의하는 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반면 ‘반윤보수’는 이들 항목에서 중도층과 유사한 의견이다. ‘반윤보수’ 중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면·복권에 동의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이는 ‘친윤보수’가 보수층 전체를 대표하는 세력이 아니며, 전통적인 보수 가치를 지향하는 대신 헌법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극우화할 개연성이 강한 집단이라 볼 수 있겠다.
한국 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친윤보수’가 이민정책에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이민에 부정적이며, 이를 정치 문제로 악용하는 것이 극우 세력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친윤보수’ 또한 같은 특성을 보일까?

‘친윤보수’도 외국인 이민 확대가 노동인구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 된다는 점은 인정
긍정적인 면을 먼저 짚어본다면, ‘친윤보수’도 인구 감소에 따른 이민 필요성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외국인 이민 확대가 산업별, 직업별 노동인구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친윤보수’를 제외한 국민의 70%가 동의하며, ‘친윤보수’ 또한 절반이 넘는 56%가 동의한다. 외국인 이민 확대로 총인구 감소를 막고 지역소멸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데에도 ‘친윤보수’가 아닌 응답자 중에서는 51%, ‘친윤보수’는 41%가 동의해 의견 차이가 크지 않다.

‘친윤보수’, 반이민자 정서 강해
그러나 외국인 이민자 자체에 대한 인식은 양상이 다르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위기 해결에 이민 확대가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민자에 대한 포용적인 태도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친윤보수’ 중 ‘이민자들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람은 51%로 나머지 국민(39%) 대비 높다. 경제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민자들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다’는 데에 ‘친윤보수’를 제외한 국민의 63%가 동의하지만, ‘친윤보수’만 놓고 보면 47%만 동의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다문화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데에도 ‘친윤보수’가 아닌 국민의 60%가 동의하지만, ‘친윤보수’는 반대로 60%가 이민자들 때문에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답한다. 이민자를 대통령 또는 국회의원 등 대표자로 선출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친윤보수’ 외 국민은 28%로 낮지만 ‘친윤보수’는 15%로 더 낮으며, ‘이민자들은 내는 세금보다 더 많은 복지 혜택을 받는다’는 진술에도 ‘친윤보수’는 나머지 국민(58%)보다 많은 75%가 동의한다.
이념 성향과 관계없이 이민 확대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기는 하나, ‘친윤보수’의 우려가 더 크다. 이민 확대 정책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가 ‘친윤보수’를 제외한 국민 중 71%, 사회 불안이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가 56%를 차지했으며, 실업률/범죄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입장이 53%로 나타났다. 같은 진술에, ‘친윤보수’는 각각 82%, 72%, 73%가 동의해 나머지 국민보다 높다.

중국인 이민자에 대한 반감은 보편적이나, ‘친윤보수’는 여기에 정치적 음모론이 더해져
중국인 이민에 대한 ‘친윤보수’의 인식은 좀 더 부정적이다. 반중 정서는 이미 이념과 세대를 넘어선 보편적인 현상으로, 이번 조사에서도 ‘친윤보수’를 제외한 국민 중 82%가 중국인 이민자 증가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친윤보수’는 96%, 거의 대부분이 중국인 이민자 증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조선족 강력범죄 등의 사회 이슈, 미세먼지와 코로나19 등의 환경/건강 이슈들로 인해 반중 정서는 2020년대 또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누적되어 왔다. 여기에 더해 ‘친윤보수’의 반중 정서에는 부정선거의 중국 개입설(73%가 동의)로 대표되는 정치적 음모론이 자리잡고 있다. 정치 영역에서의 프레임이, 합리적인 이민정책 논의를 저해하고 중국인에 대한 혐오 표출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친윤보수’는 이민전담기구 설치에도 다수가 반대이민전담기구 설치 후에도 ‘친윤보수’는 이민자를 통제·관리하는 정책 펼쳐야 한다는 의견
이민정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논의되기 시작한 이민전담기구 설치에 대해서도 ‘친윤보수’가 아닌 국민은 57%가 동의하지만, ‘친윤보수’는 반대 의견(50%)이 더 높다.
이민전담기구의 역할에 대해서도 ‘친윤보수’의 배타적인 성향이 확인된다. 전반적으로 이민전담기구가 이민자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친윤보수’는 이러한 정책에 대한 선호도가 특히 높다. 구체적으로, ‘불법 체류자 관리(친윤보수 81%, 친윤보수 외 64%)’, ‘외국인 밀집지역 치안 강화(친윤보수 66%, 친윤보수 외 51%)’, ‘직업별 외국인 인력 수요 조정(친윤보수 49%, 친윤보수 외 36%)’ 정책에서 ‘친윤보수’의 선호도가 높다. 반면 ‘이민자에 대한 내국인 인식 개선(친윤보수 19%, 친윤보수 외 30%)’, ‘가족결합, 근로환경 개선 등 외국인 인권 보호(친윤보수 11%, 친윤보수 외 22%)’ 등 이민자를 우리 사회에 편입하거나, 이민자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에 대한 선호도는 나머지 국민보다 낮다.

극우리스크의 관리 필요성



극우성향 측정 지표


21대 대선 결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한 국민의힘은 3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친윤보수’인 14% 중 상당수는 극우 집단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높은 유권자라 할 수 있으며, 이들이 국민의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여전히 작지 않다. 결과적으로 우리 민주주의의 자정 능력이 아무리 우수할지라도, 배타적인 극우 집단이 이민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사회 분열을 조장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총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이 5%를 넘어가고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한 상황에서, 이제는 보다 합리적인 이민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극우리스크를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관리하는 것은 이민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극단주의는 통합이 아닌 혐오와 배제를 주무기로 하기 때문에, 쉽게 타자화될 수 있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특히 그러할 것이다.
김도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2본부 수석연구원 민병희 웨인주립대학교 정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