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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은 지난 2014년, 불법 파업으로 수십억 원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노란봉투’에 모금한 돈을 담아 보낸 것에서 유래했다.
법 개정의 시작은 손해배상 청구로 인해 근로자의 기본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을 막고자 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모두 강화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 법 개정은 회사가 위법한 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해드림사료 을 청구할 때 ‘보복성’ 청구를 금지하고, 근로자의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한 점, 그리고 불법 쟁의로 배상의무가 생긴 노조와 조합원이 법원에 배상액 감면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과거 쌍용차 ‘옥쇄파업’과 같은 극단적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데다 손해배상 청구 자체는 여전히 허용되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 목동 푸르지오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오히려 경영계가 우려하는 것은 단체교섭 대상과 쟁의행위 범위를 대폭 확대한 조항이다.
현행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는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개정안 제 아이온직장인 2조 제2호)로 확대했다.
원청사가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릴 경우, 하청업체 노조의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납품단가 조정 및 계약조건 변경 △납품 물량 및 납기일 조정 △공정 변경 및 설비 도입 등으로, 사실상 원청과 하청 간 계약 전반이 대상이다.
노조가 파업을 할 수 있는 전세담보대출조건 전제가 되는 ‘노동쟁의’의 범위도 대폭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임금, 복지, 휴게시간처럼 근로조건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서만 쟁의가 허용됐으며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노사간 대립이 계속될 경우에만 파업이 가능했다.
반면 노랑봉투법은 사업장 통폐합, 해외 이전, 정리해고, 구조조정 등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도 쟁의행위 지방자치단체 종류 대상에 포함했다.
1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이 개정안이 예정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6개월 뒤인 내년부터 시행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가상 시나리오로 만들어봤다.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노랑봉투법 시행 후 삼성전자에서 생긴 일…“이재용 나와”

2026년 3월 28일, 삼성전자 창원 반도체사업장 내 후공정 라인을 담당하는 2차 하청업체 A사 노조가 삼성전자 본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해 파장이 일었다.
A사 노조는 공문에서 “삼성전자가 납기 단축을 이유로 테스트 장비 교체 및 인력감축을 지속 지시하고 있으며, 이는 A사 조합원들의 노동시간, 교대근무 방식, 고용 안정성 등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실질 사용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A사는 고성능 반도체 칩의 검사 및 패키징 공정 일부를 전문적으로 위탁 수행하는 후공정 전문업체다. 테슬라 납품 물량이 폭증하면서 생산라인 풀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A사에 검사 속도 향상과 수율 개선을 이유로 테스트 장비 자동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A사는 독립된 법인으로 자율적으로 인사 및 근무조건을 결정하며, 삼성전자는 하청업체 인사나 급여에 개입한 적이 없다”며 교섭을 거부했다. 삼성전자는 A사 교섭에 응할 경우 하청사들이 잇따라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A사 노조는 삼성전자가 교섭을 거부하자 4월 5일 오전 6시부로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문제는 A사가 맡고 있는 공정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주요 제품의 최종 테스트 및 패키징 공정이라는 점이다. 이 공정에 차질이 생기면, 전체 납기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4거래일 연속 급락하는 등 여파는 주식시장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구윤철 기재부 장관에 교섭 요구서 보낸 공공기관 노조

공공기관 B공단 노동조합이 성과급 삭감에 반발하며, 단체교섭의 상대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목해 논란이 일었다.
B공단은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 대상인 준정부기관(위탁집행형)으로, 정부 예산 지원과 기재부의 세부 지침에 따라 인건비와 성과급 수준이 결정되는 구조다.
노조 측은 “기관장은 형식적인 대표일 뿐, 근로조건을 좌우하는 모든 결정권은 기재부에 있다”며 “기재부가 실질적 사용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기재부에 오는 4월 15일까지 공식 교섭에 응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를 거부할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이례적인 교섭 요구에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보수체계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산하 보수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사안”이라며 “노조 요구에 대해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장관이 직접 교섭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인 L아파트에서는 또 다른 ‘실질 사용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아파트의 경비·미화원들은 최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모 씨에게 단체교섭 요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법적으로는 아파트 관리업체 C사 소속이지만, 실제 근무 조건은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에 따라 좌우된다며 실질 사용자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씨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야간 순찰 확대, 에어컨 사용 금지, 청소 시간 조정 등 주요 근무지시가 모두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내려온다”며 “사실상 노동조건을 지배하는 주체는 관리업체가 아닌 입주민 대표기구”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봉사차원에서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여했다가 연장자라는 이유로 회장을 맡았을 뿐이라며 당혹해 했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단체교섭요구서가 집을 날아온 것도 당황스러웠는데 노사협상장에 나오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회장직을 사퇴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정민 (jmk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