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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울=연합뉴스) 조정호 이충원 기자 = 2002년 조선통신사 문화사업회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해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끌어낸 강남주(姜南周) 전 국립부경대 총장이 25일 세상을 떠났다고 학교 측이 전했다. 향년 86세.
1939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아고, 부산수산대(현 국립부경대)를 졸업한 뒤 부산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4년 부산문화방송 기자를 시작으로 중앙일보·동양방송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1975년에는 시인으로 등단했다. 1978∼1996년에는 부산수산대, 1996∼2004년에는 부경대 국어국문학과에 새마을금고중앙회 서 강의했다. 2000년 7월부터 4년간 국립부경대 제2대 총장으로 재임하며 산학협력단 설립, 도서관·기숙사 신설, 한·중·일 항만도시 간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에 기여했다. 조선통신사 문화사업회 집행위원장,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공동등재 학술위원장, 중국인민대 명예교수, 이주홍문학재단 이사장,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취업하기 고인이 '조선통신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4년이었다. 일본에 연구교수로 갔다가 쓰시마(對馬)에서 재현된 조선통신사 행렬을 처음 본 뒤 부산시 각계에 호소해 2002년 조선통신사 문화사업회를 발족했다. 고인에 이어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맡았던 남송우 고신대 석좌교수는 "한국에선 조선통신사를 잊었는데 일본에서 행렬이 재현되고 있다는데 충 통신불량 격을 받고, 안상영 부산시장 등에게 '조선통신사를 되살려야 한다'고 호소하셨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이에 앞서 1995년 쓰시마 출신인 사업가 마쓰바라 가즈유키(松原一征) 씨 등이 중심이 돼 '조선통신사연지(緣地)연락협의회'를 만들고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에 힘썼다. 쓰시마에서만 재현되던 조선통신사 행렬은 고인 등을 중심으로 부산으로 이어 발주기관 졌고, 이후 후쿠오카·시모노세키 등을 거쳐 도쿄까지 이어졌다.
강 전 총장이 대표를 맡은 부산문화재단과 일본 측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가 2013년부터 함께 노력한 끝에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성공했다. 남 석좌교수는 "고인은 늘 '민간 문화교류를 통해서 한일 갈등을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잠시만요 일본어저서 '시란 무엇인가'(1999), '부산은 문화다'(2001), 에세이집 '돌아가길 잘했다'(2004), 시집 '등불을 앞세우고'(2004)와 '낯선 풍경 속으로'(2008),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2009, 공저), 소설 '유마도:조선통신사 변박, 버드나무 아래 말을 그리다'(2017) 등을 펴냈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2003)과 '3막의 비극'(2003)을 번역했다.
유족은 부인 안징강씨, 자녀 강유나·강준·강유경씨가 있다. 빈소는 부산 해운대 백병원 장례식장 특실이며, 26일 오후부터 조문할 수 있다. 발인은 28일 오전 8시 30분. ☎ 051-893-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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