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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구인 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캄보디아 채용 공고문. 독자제공


'월 500만 원 보장', '숙식 제공' 등 달콤한 문구로 청년층을 유혹하는 해외 고소득 취업 광고가 사실상 불법 범죄의 덫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 등지에서 한국인 취업준비생들이 '고소득 보장 단순 업무'라는 채용 글을 믿고 출국했다가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감금·폭행 등을 당하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취업 시 근로조건을 꼼꼼히 살피고 국가 간 사법 공조 시스 보험 템의 뒷받침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지난 8월 취업준비생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에 '주식 TM 고소득 보장 단순업무 초보 환영 해외 근무'라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게시글에는 캄보디아 프놈펜 근무, 급여 500만원(최대 600만원 이상) 지급과 부가 혜택으로 숙소 및 식사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업소여성일수 해외 고소득 취업을 보장한다는 조건은 대개 '단기 고소득 꿀알바', '월 500만원 이상 보장', '숙식 제공' 등 자극적인 문구로 청년층을 해외로 유인한다는 점이다.
큰 기대를 품고 현지에 도착하는 순간 피해자들은 무장한 현지 조직원들에게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감금·폭행·협박에 시달린다. 조직은 피해자들을 보이스피 학자금 전환 싱, 온라인 도박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하도록 강요한다.
피해자가 범죄 가담을 거부하거나 실적이 낮을 경우 고문을 가하거나 피해자 가족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등 2차 가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동남아 지역 취업 사기·감금 피해 신고 통계를 보면, 캄보디아 내 납치· 창업사이트 감금 피해는 2021년 4건, 2022년 1건, 2023년 17건이었으나 2024년부터 220건으로 폭증하기 시작해 지난 8월 기준 330건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취업준비생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데는 취업난, 생활고 등 경제적 빈곤이 깔려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고소득'이라는 말에 쉽게 현혹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조폐공사광주 지역 취업준비생 A(27)씨는 "20·30대 평균 연봉은 3000만원 남짓이다"며 "해외에서 생활하며 숙식도 제공해 준다는 조건에 해외 취업을 고려하는 주위 친구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취업자는 2,896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만6천 명 늘었으나,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40만1000명 늘어난 반면 15~29세 청년층은 21만9000명 줄었다.
같은 기간 15세 이상 고용률 역시 63.0%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반면, 청년층 고용률은 1.6%포인트 하락한 45.1%로 집계됐다. 청년층 고용률은 무려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청년층의 극심한 취업난 속에 한류 위상까지 높아지자, 해외 취업을 미끼로 한국인을 노린 범죄가 급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사례처럼 해외로 나가는 순간 납치·감금된 뒤 몸값 요구뿐 아니라 온라인 도박과 불법 사기, 인신매매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캄보디아 사건이 불거진 후에야 총력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 여행경보를 확대했고, 경찰도 오는 20일부터 개최되는 '국제 경찰청 회의'를 통해 캄보디아에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고수익 알바를 위장한 범죄에 청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각종 사건·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 초년생일수록 고소득을 보장한다는 조건에 현혹되기 쉽다. 고용조건과 현지 국가의 치안 상태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무조건 고소득을 보장한다는 과거의 단순 유선 범죄에서 납치·살인까지 이어지고 있어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사법 공조 시스템 강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