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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가을 조업철을 맞아 제주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령의 해녀가 물질 중 숨지는 사고가 이어지면서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상반기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해녀 조업 중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장비를 꼼꼼히 점검하고 무리한 조업을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1 희망급여 16건 해녀 안전사고 발생
지난 8월 26일 오전 10시 46분께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앞바다에서 물질하던 80대 해녀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닥터헬기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앞서 지난 5월과 6월에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인근 해상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앞바다에서 물질하던 해녀가 정신을 잃고 물 위에 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 는 신고가 119에 접수돼 구조 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모두 80대 고령 해녀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제주에서 사망자와 부상자 포함해 총 116명의 해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2020년 12명, 2021년 17명, 2022년 17명, 2023년 3 kji대부 4명, 2024년 22명, 2025년 8월 말 14명 등이다.



제주 해녀 안전사고 현황 (제주=연합뉴스)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월별 해녀 안전사고 현황. 괄호 안 숫자는 8월 말 기준 현황. 2025.10.24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탁론


해녀 안전사고는 조업량이 많아지는 상반기(3∼5월), 하반기(10∼1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해녀들이 봄에는 미역과 우뭇가사리·톳 등을, 가을 들어서는 큰 소득원 중 하나인 소라 채취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연도별 8월 말 기준 해녀 안전사고의 주된 원인은 통합대출 심정지(39.5%)로 분석됐다.
이어 두통·어지러움 18.5%, 낙상 17.3%, 익수 7.4%, 호흡곤란 6.2% 순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동부 43.2%가 가장 많았으며 서부 32.1%, 제주시 동지역 14.8%, 서귀포시 동지역 9.9% 순이었다.
특히, 사고자의 80.2%가 70세 이상으로 조사됐다.
도소방안전본부는 해녀 조업 중 안전사고 주의보를 하반기에 추가로 발령하고 실태 공유를 확대하는 한편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안전수칙 홍보와 예방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어촌계 소속 해녀를 대상으로 의용소방대 전문강사와 연계한 '찾아가는 응급처치 교육'을 추진, 안전의식 향상과 실질적 사고 대응 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박진수 제주도소방안전본부장은 "작업환경 특성상 위험요소가 많은 만큼 예방이 최우선"이라며 "안전장비를 꼼꼼히 점검하고 동료 간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며 무리한 작업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수확물 정리하는 해녀 (서귀포=연합뉴스) 지난 2016년 11월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어촌계 해녀들이 쇠소깍 앞바다에서 채취한 소라 등 수확물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직 해녀 1965년 2만3천명→2024년 2천623명 급감
해녀 인구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제주 해녀 인구에 대한 역사 기록은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숙종 때인 1694년 제주목사를 지낸 이익태가 쓴 지영록을 보면 '(제주에) 미역 캐는 잠녀(해녀)가 많게는 800명에 이르렀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어 해녀의 수는 1700년대 초 900여명으로, 20세기 초인 1913년 8천391명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늘어났다.
일제강점기 제주 수역에 대한 일본의 수탈이 끊임없이 이어져 국내 타지역 또는 일본, 중국 등 고향을 떠나 물질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해방 후 고향 바다에 마음껏 조업할 수 있게 된 해녀는 1932년 8천662명이던 수가 1960년 1만9천319명, 1965년 2만3천81명까지 늘어나며 최고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이후 1970년 1만4천143명, 1975년 8천402명으로 다시 감소하면서 일제 강점기 초기 해녀 수와 비슷한 수치로 줄어들었다.



마지막 물질 (제주=연합뉴스) 지난 2024년 5월 25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포구에서 92살 김유생(왼쪽) 해녀와 91살 강두교 해녀가 은퇴식에 앞서 마지막 물질을 하며 채취한 미역과 전복, 소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녀 인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줄어들어 1980년 7천804명, 1990년 6천827명, 2000년 5천789명, 2010년 4천995명, 2015년 4천337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어 2017년 3천985명으로 집계돼 3천명대로, 2023년 2천839명 2024년 2천623명 등으로 현직 해녀수가 2천명대로 주저앉았다.
최고 전성기 해녀수의 90%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신규 해녀는 2019년 50명, 2020년 30명, 2021년 40명, 2022년 28명, 2023년 23명, 2024년 59명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고령 해녀 은퇴자는 2021년 93명, 2022년 76명, 2023년 238명, 2024년 266명으로 은퇴 해녀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해녀 인구가 감소한 데는 여성의 교육기회 확대로 인한 고학력화, 관광산업 등 3차 산업으로의 취업 기회, 다른 도시로의 취업 확대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청·장년층의 해녀 직업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해녀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해녀 문화 명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드는 전통 어로 형태인 제주 해녀 문화와 어업방식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며 우리나라 대표 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제주해녀어업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됐다.



제주 온평리에서 작업하는 해녀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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